‘2015-2016 한불 상호 교류의 해’ 기념 현대무용 5작품 초청, 전석 매진

[투데이코리아 = 세종시 이범석 기자]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계기로 프랑스 파리의 국립샤요극장에서 포커스 코레(Focus Coree)가 개막해 국립현대무용단의 ‘이미 아직(Already not yet)’과 국립무용단의 ‘시간의 나이’ 등 5편의 현대무용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샤요극장은 프랑스 5대 국립극장 중 하나로서 2007년에 프랑스 문화부가 무용 전문극장으로 지정했다. 세계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시, 얀 파브르가 이곳에서 공연을 올렸으며 한국 무용계의 전설인 최승희는 39년 6월 이곳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펼친 후 미국과 중남미 순회공연(투어)을 화려하게 이어간 바 있다. 최승희 이후 77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의 무용수들이 이번 포커스 코레를 통해 국립샤요극장에 다시 서게 됐다.

디디에 데샹 국립샤요극장장은 “프랑스 관객들에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다름’을 보여주기 위하여 한국 포커스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이를 위해 6월 9일부터 24일까지 국립현대무용단의 ‘이미 아직’과 국립무용단의 ‘시간의 나이’, 이인수의 ‘모던 필링(Modern Feeling)’, 김판선의 ‘오운 메가헤르츠(OWN MHz)’, 안성수의 ‘이믹스처(Immixture)’ 등 다섯 편의 작품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예술고문 야르모 펜티야(Yarmo Pentilla)는 “이번 공연을 통하여 한국 현대무용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소개하기 위해 단순한 공연이 아닌 안무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포커스 코레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미 아직’은 안애순 예술감독이 한국 전통 목조각 꼭두를 모티프로 삼아 죽음과 삶 사이 경계적 세계로서의 샤머니즘 미학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꼭두는 한국의 전통 상례에서 망자를 모시는 상여를 장식하는 목조각으로 꼭두가 상징하는 죽음은 삶과의 단절이 아니며 삶과의 연장선상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차원을 의미한다. 한국적 춤사위와 현대무용을 조화시키며 전통의 현대화라는 화두를 다양하게 표현해온 안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특유의 유희성과 즉흥성을 진전시켜 삶과 죽음 사이, 죽음이라는 비극적 정서가 삶의 낙천적 정서로 변환되는 샤머니즘의 세계관을 환상적 현실로 구현한다.

지난 3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국 관객을 먼저 만난 ‘시간의 나이’는 국립샤요극장의 예술감독인 조세 몽탈보와 국립무용단의 협업으로 탄생한 한불 공동제작 공연이다. ‘한국 내 프랑스의 해’ 개막작이기도 한 이 공연이 이번에는 프랑스 관객들을 만난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국립무용단의 전통춤에 몽탈보의 현대적 감각과 영상을 더해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 어린이와 어른, 인종과 인종의 만남을 그리며 한국을 넘어 인류 공통의 주제로서의 전통과 현대를 만들어낸 이 작품은 한국춤의 현대화를 추구하는 국립무용단의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믹스처’는 현대무용계를 대표하는 중견 안무가 안성수가 이끄는 안성수픽업그룹의 작품으로 한국과 서양의 전통음악과 무용을 혼합한 이 작품은 동서양이 만났을 때 가장 조화롭고 아름다운 예술이 꽃피운다는 것을 그려내고 있다.

‘모던필링’은 현대사회에서 점점 흐릿해지는 인간 관계를 다룬 2인 안무다. 힙합과 현대무용, 연극과 마임, 아크로바틱 등 무용과 타 예술장르의 적극적인 만남을 통해 현대무용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 이인수의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오운 메가헤르츠’는 김판선의 독무로 나만의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대화들을 나만의 주파수로 전개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번 국립샤요극장의 포커스 코레는 각기 다른 전통과 개성을 지닌 다섯 무용단의 작품을 통해 한국 무용의 생생하고 다양한 영역(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샤요극장 측에 따르면 포커스 코레의 공연은 6일 전석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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