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국립박물관 2월11일 부터 두달 동안

국립광주박물관은 부국문화재단과 공동으로 2월11일 부터 두달 동안 2007년도 기획특별전 “사호 송수면의 회화세계”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조선 말기에 활약한 전남 화순 출신의 문인화가인 송수면(1847~1916)의 회화세계를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예술적 성과와 의의를 돌아보고자 마련한 자리이다.

송수면은 소치 허련(1808~1893)을 이어 호남 문인화의 높은 수준을 이룩한 화가이지만 지금까지 묵죽도나 화접도가 단편적으로 소개되었을 뿐 전체적인 회화세계가 조명되거나 다루어진 적이 없다.

송수면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에서는 당대에 이미 높이 평가된 묵죽과 아울러 묵매와 묵란, 묵국 등 사군자화의 다른 분야에서도 송수면이 독자적인 경지에 이르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외에도 산수화와 화조·동물화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그의 작품들이 출품되어 그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새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화조잡화권'과 '송학도' 등 20여 점은 화가의 후손께서 보관해오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그림들로 송수면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고씨화보'와 '십죽재서화보' 등을 임모한 습작에서는 그가 여러 화목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부단히 노력한 화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송수면의 회화세계를 계승한 조카 송태회(1872~1942)와 아들 송대회(1882~1956)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호남화단을 빛낸 또 하나의 큰 맥을 이루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송수면과 그의 회화세계가 새롭게 조명되고 그가 이룩한 예술적 성과가 올바르게 평가되길 기대한다.

한편 이번 전시를 공동주최하는 부국문화재단(이사장 남상규)은 2000년에 설립되어 지역문화사업의 후원과 진흥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지금까지“완당과 완당바람',“빛을 그린 화가 오지호”,“격동기의 초상 양수아의 꿈과 좌절”등을 개최하여 시민의 문화향수 기회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나무 그림
대나무 그림은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이정李霆의 그림을 보고 배운 습작이 남아 있어 전통적 화법에 충실하고자 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부러진 왕대에 새 줄기가 표현된 그림은 조선 중.후기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화법이다.
긴 화면의 폭에 맞추어 길게 늘어뜨린 죽간, 마디 사이의 가는 줄기, 가지 끝부분에 성글게 난 잎 등은 조선 후기의 화풍과 유사하다.
사호가 청대의 화풍이 유행했던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이지만, 그는 조선 전.중기의 전통적 맥을 계승하고자 하였다.


매화 그림
매화 그림은 전통적 화풍에 따라 여러 폭의 병풍에 갖가지 구도와 다양한 기법으로 매화가 표현되어 있다. 매화 줄기와 꽃술의 양쪽에 뿔처럼 세워진 꽃의 표현은 조선 중기 매화 그림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과장되게 구불거리는 줄기와 번잡한 가지, 중간 먹으로 잡은 줄기의 골격을 농묵으로 다시 묘사한 점, 줄기 주변에 큰점을 찍어 마치 털이 난 듯한 표현 등은 당시의 화법에 충실히 따르고자 한 것이다.

꽃과 동물 그림
사호의 회화 작품에서 가장 다양성을 보이는 분야이다.
그림에 표현된 소재는 모두 조선시대 문인들이 애호했던 것으로, 대상의 표현도 파격이나 새로움보다 전통을 중시한 그의 성향이 잘 나타나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그림은 처음 공개되어 그 의의가 크며, 그가 이룬 회화세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분야로서 주목된다.

꽃과 나비 그림
예로부터 나비는 풀벌레 그림과 꼭 그림에 자주 그려지는 소재로서, 조선 말기에는 나비 그림으로 이름을 얻은 화가가 많이 있다.
사호는 '송나비'라 불릴 만큼 나비 그림의 대가로서 평가받았다.
나비 그림의 특징은 화면 하단에 표현된 꽃을 따라 무리지어 노는 나비를 배치시키는 화면 구성, 나비의 세부 묘사, 화려한 색 등으로 조선 말기의 새로운 화풍을 잘 보여 준다.

산수화
산수화는 남종문인회의 화풍을 따르고 있으며, 멀리 강산이 어우러져 펼쳐지는 대경산수를 더 좋아하였다. 화보를 보고 그린 작품에는 선이 날카로운 맛이 그대로 드러나 매우 깔끔한 필치를 보인다.
또한 산뜻한 담채의 구사, 인물과 집 등 점경의 생략적인 묘사에서는 조선 말기에 유행하였던 감각적인 화풍의 담겨 있다.
사호의 산수화는 그의 조카이자 제자인 송태회에게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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