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진상조사 ‘투명하게 공개되길’

[투데이코리아 = 충청취재본부 이범석 기자] 지난 15일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 진상조사단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 고발 의혹 사건 진상조사’에 대해 이상돈 조사단장은 “김 의원이 대표로 재직했던 홍보업체 브랜드호텔에 지급된 이른바 리베이트는 사측 은행 계좌에 그대로 남아 있다”며 “외부로 유출된 것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이상돈 조사단장의 발표 핵심은 “업체로부터 받은 자금이 당으로 유입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즉, 불법정치자금이나 공천 대가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이 발표한 내용을 들은 국민들은 오히려 의혹을 더 제기했다.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은 김수민 의원과 박선숙 당시 사무총장, 왕주현 당시 사무부총장이다. 진상조사를 위해서는 이 세 사람을 반드시 만나 조사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 단장은 아예 이 사람들은 만나지도 않고 계좌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당시 한 TV방송에서 이 단장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앵커가 “혹시 이들과의 면담을 했냐”고 묻자 이 단장은 “오늘 왕 사무부총장과는 4시에 3명의 의원들과 면담을 하려고 요청은 했는데 왕 사무부총장이 검찰의 소환명령에 따라 변호사와 상의문제로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에 다시 앵커가 “세 사람은 아무도 안 만난 건가”라는 질문에 이 단장은 “현재까지 만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국민들은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에도 비협조적인 당사자들이 검찰에 얼마나 협조적일지 의문이라는 지적을 하고 나섰다. 또한 당시 국민의당 자체 조사 결과 역시 당사자와는 만나지도 못한 상태의 조사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이 단장이 발표한 리베이트 계좌 관련해서도 과거 사건들과 비추어 볼 때 불법자금을 공식 계좌로 주고받은 사례는 한 번도 없다. 따라서 이 단장의 발표는 그냥 형식적이었다는 지적이다.

반면 선관위가 고발한 자금 6820만원이 공식계좌에 있었다면 불법 정치자금 부분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 정권에서 계획적으로 제3당을 찍어내기 위해 벌인 쇼라는 설도 나오는 것을 감안할 때 국민의당에서는 그러나 다른 방법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혹 부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함께 실시해 철저한 해명이 됐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물론 선관위 고발 내용이 무조건 진실이고 국민의 당 진상조사가 무조건 거짓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아직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검찰이 기소를 해도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기 전에 성급하게 김수민 의원을 마녀 사냥식으로 몰아서도 안 된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자체 조사를 발표할 때는 김수민 의원이 비례대표 7번으로 공천을 받은 과정과 20억 홍보 계약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이유, 당 지도부와의 연관성 내지는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이 명확하게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이 터지자 첫날에는 적극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대국민 사과’를 하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안철수 대표 역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며 “진상조사를 해 만에 하나 문제가 있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고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 하겠다”고 말했다.

철저한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투명하게 조사 과정과 자료를 공개하는 일이다. 일부 언론의 왜곡이나 무분별한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간의 조사 과정을 국민이 쉽게 볼 수 있고 찾을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당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 블로그 등에서는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관련 자료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정치인과 정당의 생명은 도덕성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 박준영 의원 검찰조사에 이어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사건’이 벌어지면서 국민의당이 주장했던 새정치에 대한 정의가 어디에 있는지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무엇보다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국민들로부터 받았던 지지와 신뢰가 불과 한 분기도 안되 무너지고 짓밟히는 모습에 국민들의 가슴에는 “역시 정치인들은 믿을 수 없는 부류”라는 낙인만을 남기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당이 한쯤은 있어야 살만한 국가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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