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행보에 주목하는 세계…‘EU’ 탈퇴 도미노 우려

'[투데이코리아 = 이범석 기자] 24일(현지시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오전 7시를 기점으로 모든 개표가 완료됐다. 개표 결과 탈퇴는 51.9%(1741만742표), 잔류는 48.1%(1614만1241표)로 탈퇴가 3.8%포인트 앞서면서 43년 만에 영국인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택했다.

전체 투표율은 72.2%로 1950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이날 투표에서는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탈퇴가 각각 53.4%, 52.5%로 잔류보다 우세하게 집계됐으며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는 잔류가 55.8%, 62.0%로 탈퇴를 앞섰다.

브렉시트 확정되자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영국 독립당 등 탈퇴 캠페인 진영은 이날을 ‘영국의 독립 기념일’이라고 표현하며 자축한 반면 EU 잔류 진영은 ‘영국 최대 재앙의 날’이라고 표현하며 슬픔에 잠겼다.

특히 EU 잔류 진영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결과 이후 기자회견에서 “오는 10월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파운드화 가치는 전날보다 13% 급락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에 수요가 몰려 장중 달러·엔 환율은 2013년 10월 이래 처음으로 100엔선이 붕괴됐다.

개표 시점에 장중이던 아시아 주식시장 역시 브렉시트의 직격탄을 받으며 ‘검은 금요일’을 보냈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전날 보다 7.92% 급락해 1만4952엔으로 마감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3% 하락, 대만 가권 지수 역시 2.3% 폭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4% 이상 급락해 2만선을 이탈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브렉시트로 내달로 예상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잠정 연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허진욱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극단적인 안전자산선호가 나타나며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정책공조의 일환으로 Fed 금리인상 시기는 기존 7월에서 12월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우리 정부 역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갖고 국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브렉시트 결정에 대해 G7 등이 공동으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우리도 금융 부분의 변동성이 수출 등 실물 부분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관련부처와 협의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이후 금융시장의 추가적인 영향력도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스본 조약 50조에는 탈퇴 협상이 2년에 걸쳐 진행된다고 규정됐으므로 단기적으로 탈퇴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WSJ은 영국이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와의 관계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영국의 경제 침체와 무역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추가적으로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오는 26일에는 두 번째 스페인 총선,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영연방 탈퇴 국민투표 시도, 체코, 네덜란드, 덴마크 등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실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내년 총선을 앞둔 프랑스와 독일 내 유럽연합 회의론 등도 부각되고 있는 점을 감안 할 때 세계 금융시장은 당분간 안개속을 걸을 전망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원은 “영국 외 유럽연합 회원국 전반에 걸쳐 유럽연합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면서 덴마크, 체코, 프랑스 등이 영국과 유사한 형태의 국민투표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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