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론종 종정 혜승 스님을 만나다.



[투데이코리아=황연도 기자] “조계종, 태고종에 비해 규모가 크진 않지만, 한국불교에서 삼론종을 빼놓을 수는 없지요“

염주알을 굴리면서 혜승 스님이 말했다.

그는 포천 보문정사의 조실(절에서 최고 어른)이자 삼론종의 종정(宗正)이다. ‘한국 불교에서 삼론종이 빠질 수 없는 이유’가 궁금해져 질문을 시작했다.


삼론종은 한국불교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확실치는 않지만 한국에 최초로 불교가 전해질 고구려 당시, 처음 도입된 것이 삼론이었다고 여러 학자들이 추측하고 있어요. 당시 승랑 대사라는 분이 삼론을 새롭게 집대성해 고구려에서 널리 전파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까지 알렸기 때문이죠. 한국불교에서 삼론종의 자부심을 가질만한 큰 업적이었어요”

왜 이런 업적에도 불구하고 삼론종이 역사의 일부로만 남았었나요?

“글쎄요. 중간에 삼론종이 왜 없어졌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다만 사라져버린 삼론종을 다시 살리자는 스승의 뜻을 따라 동료 스님들과 함께 힘을 모아 ‘대한불교 삼론종’을 만들었어요”

― 삼론종 하면 ‘파사현정’이 떠오릅니다. 그 의미는 무엇입니까?

“파사(破邪)는 그릇됨을 부셔 없애는 것이고 현정(顯正)은 옳음을 밝혀낸다는 뜻이에요. 더 큰 의미로는 부처님의 경전이 팔만사천경이나 있지만 경전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것을 파하고 정(正)을 나타내겠다는 대승사상이 깃들어 있죠.“

― 다른 종단과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삼론종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논서를 소의경전으로 삼는 종단이에요. 정형화된 개념이나 교리를 부정하고 자아(自我)의 집착을 여의는데 목적을 둔 종단이라 할 수 있어요.”

― 삼론종단의 발전을 위한 노력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종단의 뿌리를 찾는다는 의미로 중국의 유서깊은 사찰인 서하사, 자국사와 자매 결연을 맺고 캄보디아, 베트남과도 교류하고 있는 중입니다. 출가자의 교육을 위해 교육기관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또 신도들에게 이타행을 실천하자는 의미로 생명나눔실천본부와 협약하고 있죠”

― 혜승스님이 이루고자 하는 삼론종의 미래는?

“중생은 삼독(세가지 번뇌)을 만나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고통스러워해요. 불자는 바른 마음을 세우고 미혹과 번뇌가 마음을 어지럽게 해도 늘 주인공인 바른 마음을 내야 합니다. 삼론종의 승려들이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을 통해 불자들에게 ‘파사현정’의 뜻을 잘 전달해주길 바랄뿐이에요”

스님은 한평생 용수보살의 대승사상이 깃들어져 있는 삼론종의 법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종단은 종헌과 종법에 따라 갈리지만 교학, 율, 선 등 불법에 접근하는 방법만 다를 뿐 핵심은 중도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에 있지요. 결국 불교는 하나이고 한국불교 모든 종단의 종착역은 성불이에요"

모든 종단의 뜻은 결국 하나라는 스님의 마지막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사진=황연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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