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 앞 잔디에 누워 밤하늘 별빛 감상


[투데이코리아=유광균 기자]찌는듯한 더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려 온도가 내려가지 않는 한여름의 주말밤. 사람들로 넘쳐나는 서울을 벗어나 성벽 아래 한적한 그늘이 있는 잔디밭. 시원한 자연의 바람을 느끼고 밤하늘 별빛을 보고 싶다면 청주 상당산성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 금속활자의 도시 청주
서울을 벗어나 멀지 않은 곳에 주말 나들이를 다녀올 수 있는 곳이 많다. 청주가 그런 도시 중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며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직지심체요절'이 보관돼 있는 도시다.

서울에서 청주는 승용차로 1시간30분 거리로 생각보다 가깝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청주 IC를 들어서면 그 유명한 가로수 터널길이 환영하듯 쭉 펼쳐진다. 또 다른 길인 중부고속도로의 서청주 IC로 가면 산업단지 공장을 시작으로 고층 아파트들이 나타난다.

가로수 터널을 지나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충북도청과 청주시청을 지나면 수면 위로 여름 햇살이 갈라지는 명암저수지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수지를 지나치고 나면 산성 제 1,2터널이 나오면서 약간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게 된다. 미원면 방향을 따라 계속 가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당산성에 도착한다.


■ 데이트 명소로 떠오른 성벽길

사적 제121호로 지정된 상당산성은 백제 때 상당현이란 지명에서 따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시대 김유신의 셋째 아들 김서현(원정공)이 쌓은 서원술성이 이곳이란 기록도 있다.

서문(西門)~동문(東門)~남문(南門)까지 이르는 산성 코스는 걸어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울창한 나무숲 사이 넓은 잔디밭에 우뚝솟은 산성 남문은 늠름한 위용을 자랑해 삼국시대 치열했던 세력전을 가늠케한다.

남문에서 서문 방향으로 성벽길을 따라 걸으면 청주시와 청원군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가 등장한다. 청주 국제공항의 '돔' 지붕까지도 볼 수 있어 인기가 많은 장소다.

남문에서 서문은 길이 평평해 가볍게 걷기 좋다. 손을 붙잡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미소를 짓게 만드는 구간이기도 하다.

서문~동문 길은 경사가 제법 있어 숨이 차지만 잘 보존된 성벽이 볼만하다.

길을 걷다 힘들면 성벽 안쪽에서 잠시 쉬어도 좋다. 빽빽히 자란 나무들이 쨍쨍 내리쬐는 햇빛을 막아줘 퍽 고맙다.


상당산성은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다. 쌍안경을 챙겨 남문 앞 잔디밭에 서면 다양한 별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무수히 별빛이 쏟아져 가히 천연 천문대라 부를 만하다.

■ 주변 볼거리

산성 주변에도 가볼만한 곳이 많다. 인근에 명암유원지, 청주 동물원, 상당산성 자연휴양림이 있다. 이밖에 대통령 별장으로 쓰였던 청남대와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대청댐이 있다. 무더운 여름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청주 상당산성으로 나들이를 추천해 본다. <사진=유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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