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인기 얽매이면 나라 위해 아무 쓸모 없어"



[투데이코리아=이주용 기자] 반드시 캠프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2년 전 오늘은 참으로 기쁜 날이었습니다. 모든 게 어렵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승리했습니다. 여러분의 열정 덕분에 역대 전당대회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선거를 치렀고,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 영광스러운 승리는 동지 여러분의 승리였습니다.

동지 여러분, 지난 2년을 돌이켜 보면 감사하는 마음 못지않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나 큽니다. 여러분 모두 물심양면으로 크게 힘을 모아 주셨는데, 저는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국민들과 당원들, 누구보다도 오늘 자리를 같이한 동지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동지 여러분, 지난 2년간 국민과 언론들이 저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을 하는 말을 듣고 속 많이 상하셨을 겁니다.

“시원하게 나서야 하는데 답답하다”“사사건건 밀리기만 한다.”“30시간 내에 꼬리 내린다.”“보기와 달리 덩치 값 못한다.”“왜 좀 세게 대응하지 못하느냐!”“무슨 약점이 잡힌 게 아니냐!”저도 이러한 여론을 모두 듣고 있습니다. 그래도 내색하지 않고, 참고 참고 또 참았습니다. 이를 악물고 참았습니다.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여당 대표가 정국을 파국으로 이끌고 가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은 전쟁터의 군인들이 할 일이지, 정치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를 앞에 내세우지 않고, 다양한 세력을 포용하고자 애썼습니다.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기억하시겠지만, 저는 4년 전인 2012년에 공천에서 억울하게 탈락했을 때도 참았습니다. 그리고 백의종군을 선언했습니다. 제 스스로 우파 분열의 씨앗이 되어서는 안 되며, 나보다 당이 우선이고 당보다 나라가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우리는 대선에서 승리할수 있었습니다. 당 대표가 되어서도 그러한 자세를 잊지 않고, 정치인생에서 금과옥조로 삼아온 선당후사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사사로이 개인 입장만 내세웠다면 당이 과연 온전했겠습니까.

지난 2년 동안 국민들과 동지 여러분께 부끄럽지 않도록 사심 없이 열심히 뛰었습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해 앞으로 333조원의 나랏돈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도 국정의 안정화를 위해 노력했고 많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노동개혁을 위해 정말 열심히 뛰었지만, 국회선진화법이라는 한계로 인해 야당과 귀족노조의 반대로 성공하지 못한 것은 정말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각종 개혁정책들을 남에게 미루지 않고 제가 선두에 서서 이끌었습니다.

제가 2년 전 전당대회 때 약속드렸던 것이 정당민주주의 확립과 국민공천제 도입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사상 최초로 휴대폰 여론조사 경선을 시도했습니다.

이는 선거법과 당헌당규 개정, 안심번호 도입과 결선투표 등 복잡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상향식 여론조사 공천을 만들어 냈습니다. 특정 인물 배제에 맞서 의결거부권이라는 힘든 선택도 해야 했습니다.

저는 당 대표로서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공천을 의결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뒷말이 많지만, 동지 여러분, 집단지도체제의 악조건 속에서 정말 고군분투했다는 보고를 드립니다.

지나간 과거에 대해 지금도 할 말은 많지만 가슴에 묻고자 합니다.

누구를 원망하거나 책임을 전가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 모두 총력을 쏟아야 할 시기에, 과거에 얽매어 있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와 동지 여러분이 아끼고 사랑하는 새누리당이 제 항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동지 여러분, 솔직히 현 정국을 말씀드리면, 새누리당의 기반이 됐던 토양이 많이 황폐해졌습니다.

새누리당이 과거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다보니, 새로운 자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살아있는 박제가 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새누리당에 실망감을 표시하고 마음이 떠나신 국민들도 많습니다. 우리 당원들의 마음도 많이 떠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랫동안 새누리당을 아끼고 지지해온 많은 분들이 당의 미래를 크게 걱정하고 계십니다.

여기 계신 동지 여러분들의 걱정하는 마음은 더욱 더 크실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만들고 이끌어온 보수우파의 가치가 외면 받고 버려지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실 것입니다. 저도 여러분과 생각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힘든 시절일수록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농부는 아무리 홍수가 나고 가뭄이 오더라도 좌절하지 않습니다.

하늘을 탓하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믿고, 다음 농사를 준비합니다.

땅에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으면서, 기필코 풍성한 수확을 거두는 우직함을 보여줍니다.

저는 지난 3개월 간 새누리당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고민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의 암울한 상황과 어두운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좌절과 분노’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아무리 정직하게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쓰라린 좌절감에 의해 대한민국은 분노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내 자녀세대는 나보다 더 잘 살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시스템이 공정하지 못하고 신분제적 불평등이 고착화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사회에 겹겹이 쌓인 분노가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처럼 불안한 사회가 된 원인은 다양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초저출산-고령화의 지속으로 ‘사람의 종말’이라는 우울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아기 울음이 줄어들면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신입생이 줄어들고 있으며, 인구 증가를 기반으로 설계된 경제사회시스템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창의력과 혁신의 한계로 인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미래 먹거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막막한 실정입니다.

저성장 고착화로 젊은이들이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고, 이들의 소득이 없다보니 신분상승이라는 희망이 없어졌습니다.

청년 실업이 늘다보니 연애, 결혼, 출산이 모두 줄어들고, 이는 바로 세계 최저수준의 초저출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인구 구조와 사회시스템이 한꺼번에 변하면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 ‘네 탓 공방’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포퓰리즘 시각을 지닌 몰지각한 좌파 인사들은 진실을 외면하면서 왜곡을 일삼고 있습니다.

국민들 간에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를 계속 양산하면서도, 해결은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동지 여러분, 대한민국이 이처럼 갈가리 찢겨지고, 침몰해가는 상황을 지켜만 봐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도 않고,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장악하도록 놔둬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저와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새누리당은 보수 우파를 대표합니다.

보수의 다른 이름은 책임입니다.

우리 모두 책임 있는 자세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갑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과거의 틀에 얽매여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정치절벽, 소비절벽, 인구절벽이라는 상황을 극복하는 새로운 지혜를 찾아내야 합니다.

10년이 넘도록 2만 달러의 늪에 갇혀 있는 대한민국이 5만 달러, 10만 달러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국민 모두가 잘 사는 자유민주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사고의 틀과 국가의 틀이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 간 극한 대립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치의 생산성이 너무나 낮고, 오히려 대한민국 발전의 뒷덜미를 잡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할 수 있는 의사결정시스템을 도입할 때가 되었습니다.

심각한 양극화를 초래하는 신자유주의식 자본주의의 폐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시대정신인 ‘격차 해소’를 위해서 이제보다 ‘공정한 경제체제, 공정한 사회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기득권층의 특권 행사는 시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빈부격차를 줄이고 사회적 약자를 더욱 잘 돌볼 수 있도록 국민지원시스템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민이 진정으로 국정의 주체가 되는 시스템, 국민 한 분 한 분이 발전의 주역이 되는 그러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자연은 식물과 동물이 서로 돕고 살아가는 거대한 생태계입니다. 우리 대한민국도 국민들이 서로서로를 위하는 ‘조화로운 생태계’로 거듭나야 합니다. 좋은 정치, 좋은 경제, 좋은 복지를 만들어내는 효율성 높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동지 여러분, 대한민국은 과거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헝그리 정신으로 산업화에 성공했고, 산업화를 기초로 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대한민국을 세계무대로 도약시킨 헝그리정신, 저와 여기 모이신 동지 여러분이 손잡고 다시 살려내야 합니다. 세계 역사를 보아도 언제나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한 나라는 승리했습니다.

기득권에 매몰되어 미래의 방향을 잃은 국가는 언제나 변방으로 밀려났습니다.

나라의 운명에 중간은 없습니다. 전진하지 못하면 그것은 바로 퇴보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성취했던 성공의 포로가 되지 말고 그 성공을 넘어 새로운 변화의 주체가 돼야합니다.

헝그리정신을 되찾자는 것은 저 자신을 위해서만도, 동지 여러분을 위해서만도 아닙니다.

새누리당의 미래를 위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국민들이 듣기 좋아하는 그런 소리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민들에게 매일 지키지도 못할 달콤한 약속을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망국적인 포퓰리즘만 남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러한 사람들이 각광을 받기도 합니다.

우리의 미래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지도 않고, 실천 의지도 없는 사람들이 가면을 쓴 채 국민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인기에만 영합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이끌도록 놔둬서야 되겠습니까.

동지 여러분, 지도자가 인기에만 얽매이면, 나라를 위해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저와 함께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도 순간적인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데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2년 전 동지 여러분과 함께 이루었던 승리의 열정과 대의를 절대 잊지 말자는 자리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우리 모두 나보다는 당, 당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정치의 기본을 되새겨보는 자리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새누리당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여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함께 뜻을 모으고 실천을 다짐하는 자리입니다.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우리 모두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지,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는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마음의 중심을 잡아가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운명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이끄는 주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은 매우 어렵습니다. 혁명적인 사고로 대한민국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되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한 혁명 동지가 됩시다.

대한민국을 위해 험한 길, 새로운 길을, 동지 여러분, 같이 개척해 나갑시다!

저와 동지 여러분이 서로 변치 않는 믿음으로 운명공동체가 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직하게 어깨동무하고 함께 나아갑시다!

제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 김무성을 믿고 힘을 모아 주시겠습니까? 여러분!

감사합니다.

반드시 캠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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