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은행대출 1억 빚.. 말단 당직자 출신 이력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스스로를 '무(無)수저'로 칭하며 당권에 도전해 새누리당 첫 호남 출신 당대표라는 역사를 쓴 이정현 신임 당대표의 재산 내역이 눈길을 끈다.

올 3월 25일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국회의원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이정현 대표 재산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아파트 매입에 따른 은행대출로 1억 원이 줄어든 4억982만 원으로 집계됐다.

적잖은 정치인들이 교외에 '호화별장' 한 채 쯤은 소유하는 것을 감안하면 '은행대출'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정현 대표는 '첫 호남 출신 당대표' 외에 '인간 승리' 타이틀도 갖고 있다. 말단 사무처 당직자에서 16계단을 밟아 당대표까지 올라왔다.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에서의 후보 합동연설회에서는 "지난 33년간 온갖 설움을 겪으며 호남에서 새누리당을 지켰다"며 결국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영남 색채가 강하다.

이정현 대표의 7월 7일 출마선언문도 눈길을 끈다. 5가지 공약 중 하나로 "올해 태어난 아기들이 성년이 되는 19년 동안 보호하고 도와주는 정당이 되도록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밝히며 장기적 안목의 집권플랜을 갖고 있음을 나타냈다.

다만 이정현 대표 당선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친박(親朴) 오더 투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새누리당이 '친박의, 친박에 의한, 친박을 위한' 정당으로 전락하지 않겠냐는 우려다.

이에 이정현 대표는 9일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다. 당연히 패배주의도 지역주의도 없음을 선언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첫 호남 출신 당대표 선출에 따라 내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야권 텃밭인 호남 표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야세(野勢)가 강한 전남 순천에서 3선을 지낼 정도로 현지 민심을 얻고 있다.

친박이 당권을 확보함에 따라 비박(非朴)을 기반으로 하는 김무성 전 대표의 대권 도전에는 빨간불이 켜지는 반면 친박 지원을 받는 '충청대망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기세를 얻을 전망이다.

이정현 대표 당선과 함께 10일 주식시장에선 '반기문 테마주'인 보성파워텍이 오전 9시15분 기준으로 전일 대비 5.22% 급등했다. 반기호 보성파워텍 부회장은 반 총장 친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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