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IT/MIT 성분 21,000개 제품 생산 유통 확인

사진=Henkel 공식 홈페이지

[투데이코리아=김신웅 기자] 가습기 살균제 헨켈 제품이 2011년 정부의 회수 권고에도 불구하고 시중에서 계속 남아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헨켈 측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하태경 간사 사무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확인됐다.


헨켈 측은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는 지난 2011년 한국 정부의 권고 이전인 2009년 단종된 제품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까지 유통업체들로부터 반품을 받아 제품들을 수거하였으나, 헨켈의 제품들은 정부의 스크린에 걸리지 않은 채 시중에 계속 남아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헨켈코리아가 가습기 살균제 유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것에 대비해 2016년 5월경 CEO 주재 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헨켈 측이 하태경 의원실에 제출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 기획서(Launch Gate Proposal for Project Whipper II Humidifier Cleaner, Jul. 23, 2007) 문서 파일의 디지털 정보가 2016년 5월 26일로 기록된 경위를 따져 묻는 과정에서 헨켈 아시아지역준법담당 전무이사가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헨켈이 밝힌 대책회의에는 헨켈코리아 대표이사, 헨켈홈케어코리아 대표이사, 아시아지역준법담당 전무이사, R&D 담당 전무이사 등이 참석했다.


헨켈이 제출한 서면 자료에 따르면 대책회의는 ▲제품 성분이 CMIT/MIT라는 사실 ▲정부와 시민단체가 조사한 제조업체 명단에 헨켈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 ▲약 21,000개의 제품을 생산한 사실 ▲본 제품과 관련해 폐 질환에 대해 어떠한 문제 제기도 없었다는 내용을 확인한 후 이를 포함한 보고서를 독일 본사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의에서는, 제품을 산 소비자들의 불안감이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계획이라든지, 있을지 모를 피해자를 찾아내려는 방안 같은 대책은 결정된 바 없었다.


이는 독일 본사에 대책회의 결과를 보고한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이는 사실상 제품 제조 사실의 은폐를 결정한 것이며, 독일 본사도 이에 동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하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사고 국정조사 과정에서 가습기 살균제 제조 기업들의 비양심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들을 직접 확인했다”며 “세계 최대의 생활화학제품 회사인 헨켈 본사마저도 사회적 책임은 고사하고 제조 사실을 은폐하며 소비자들을 기만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 의원은 “헨켈의 경우를 볼 때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최대 가해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 역시 자신들의 책임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영국 본사와 긴밀한 소통이 있었으리라고 추정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니다”며, “오늘 진행할 옥시레킷벤키저 코리아의 현장조사와 오는 22일로 예정된 옥시 영국 본사의 현장조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겠다”라고 밝혔다.


헨켈 독일 본사의 연 매출 규모는 약 181억유로(약 24조원)로, 전 세계 125개국에 진출하여 록타이트(접착제), 퍼실(주방 세제) 등을 만드는 세계 최대의 생활화학제품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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