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의원 “RPC 전기료 이원화 불합리, 전력당국의 조속한 개선 촉구”

[투데이코리아 = 충청취재본부 이범석 기자] 18일 국회에서 생산자단체 미곡종합처리장(RPC) 도정시설에 산업용 전기요금 적용의 불합리성이 제기됨에 따라 농사용 전기요금 적용요구가 재점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사진·천안을)은 오늘(18일, 목)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RPC 도정시설 농사용 전기요금 적용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동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RPC 경영여건이 악화돼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RPC 부실이 농업인과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가격 협상력 제고, 각종 비용을 절감하는 등 경영합리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기인 한스농업전략연구소 대표 역시 “한·중FTA 보완대책으로 올해부터 생산자단체 RPC 도정시설의 전기요금을 20% 인하했으나 이는 RPC의 공공적 역할을 감안할 때 미흡한 수준”이라며 “농산물 상품화설비인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나 수산물 산지거점유통센터(FPC)에도 적용하는 농사용 전기요금을 도정시설에 적용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서 어긋난다”고 평가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농업 관계자들은 RPC 도정시설에 산업용 전기요금 적용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차상락 천안 성환농협조합장은 “작년 성환농협 RPC 전기요금은 총 1억3012만원이었는데 인력 구조조정 등 판매경비를 최소화해도 전기료 등의 제조원가 비중이 줄지 않아 적자가 지속돼 작년에는 3억5100만원 적자를 봤다”며 “벼 건조-저장-도정은 쌀 생산의 핵심공정인데 동일시설을 이원화해서 도정시설에 비싼 산업용 요금을 매기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주철 농협중앙회 양곡부장도 “RPC는 산지 쌀 생산·유통의 중심체이자 농가소득 증대를 담당하는 농업인 공동이용 시설인데 산업용 전기요금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어려움을 겪는 쌀 전업농에 대한 정책적 지원 차원에서 도정시설에 농사용 전기요금 적용을 검토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가옥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전라북도에 위치한 한 농협RPC의 2015년도 전기요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전기사용량 중 산업용이 45.8%를 차지했는데 전기요금 비중으로 따져보,니 전체 대비 71.6%로 높았다”며 “전기요금제를 농사용으로 전환시 산업용에 비해 6101만원이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돼 원가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선우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장은 “쌀산업에서 RPC가 지닌 가격·수급안정 등 공익적 특성을 고려하면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RPC 도정시설에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할 경우 어려움을 겪는 RPC의 경영개선과 농가소득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력당국은 농사용 전기요금의 낮은 요금수준과 이로 인한 소비증가, 석유소비 대체, 형평성 문제 등을 들며 RPC 도정시설에 농사용 전기요금 적용에 난색을 표했다.

신기정 한국전력공사 영업계획실장은 “농사용 전기요금은 발전비용의 50% 수준에 불과하고 요금이 저렴해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제조업(곡물도정업)에 해당하는 RPC 도정시설에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할 경우 다른 분야에서도 농사용 요금 적용 요청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전력관련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한전과 인식을 같이해 생산자단체 RPC 도정시설에 농사용 전기요금 적용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완주 의원은 지난해 4월 생산자단체 RPC 도정시설에 농사용 전기요금 적용규정을 법제화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정책토론회, 29만7000여명이 참여한 입법청원을 대표소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한·중FTA 여야정협의체에서 농가 보완대책으로 올해부터 RPC 도정시설의 전기요금을 20% 할인하기로 합의하는 등 작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전기요금 이원화의 불합리성, 농민의 어려움과 RPC 경영적자 문제 등이 두루 제기됨에 따라 박완주 의원이 「전기사업법」 재발의를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완주 의원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대로 전국 생산자단체 RPC 도정시설에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해 100억원 안팎을 지원할 경우 우리 농민과 국가 쌀산업 전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주택용 전기요금에 대한 한시적 인하조치로 42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단한 만큼 농민·농촌·농업을 위해 생산자단체 RPC 도정시설 전기요금의 불합리성 개선에도 전향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