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교사 혐의 모두 유죄…"초범인 점 참작"


[투데이코리아= 서소영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롯데그룹 관계사 B사 대표 이모(56)씨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롯데장학재단 신영자 이사장(74)이 실소유한 면세유통업체 비엔에프(BNF)통상은 신 이사장의 장남인 장모씨가 소유주이며, 장씨의 건강상 문제로 사실상 대주주인 신 이사장이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황기선 부장판사는 19일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황 부장판사는 "증거에 의하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씨는 조직적으로 범행을 지시했고 기업 대표로서 사회적 책무를 고려할 때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 일체를 시인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수사 절차에서 적극 협조하고 초범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이씨의 범행은 롯데그룹 오너 가(家)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 일가가 입점 로비 의혹 관련 증거를 조직적으로 인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압수수색 전 전자문서를 모두 삭제하고 주요 임직원들의 컴퓨터를 포맷한 것이다.


이씨는 지난 5월 회사 서버 및 임직원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하거나 메일 서버를 교체하고 입점 로비 의혹 관련 문서를 다수 파기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씨 등으로부터 신 이사장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위치나 크기 조정 등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롯데그룹의 맏딸인 신 이사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신 이사장은 2012년 이후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의 입점 및 매장 위치 변경 등의 명목으로 35억원의 뒷돈을 챙기고 회삿돈 47억3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달 26일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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