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신기한 기자] 공정성과 투명성을 내세웠던 KT&G가 수뇌부로 인해 2년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KT&G는 민영진 전 사장 내부 인사 비리, 경영부진, 무리한 투자 등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민 전 사장은 퇴임을 7개월 앞두고 자진사퇴했다. 이후 백복인 사장이 취임했지만 채 1년도 되지 않아 '배임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KT&G는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백복인 사장은 지난 2월 광고대행사 선정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뿐만 아니라 백복인 사장은 경찰이 수사한 민영진 전 KT&G 사장의 배임 의혹 사관 관련해서 핵심 참고인을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혐의점에 대해서 백 사장은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취임 1년도 채 되지 않아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KT&G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KT&G의 문어발식 자회사 확장
책임지는 사람 없이 회사는 휘청?

그동안 KT&G는 주인이 없는 기업으로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내세워왔다. 하지만 KT&G는 그동안 구설수에 시달려왔다. 3년이라는 짧은 임기를 마치고 나가는 KT&G 전 사장들이 회사의 성장보다는 제 이익을 먼저 챙기는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실질적인 오너가 없다는 점을 노려 제 입맛에 맛는 낙하산 인사를 내세우고, 배임·횡령을 통해서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끊임없이 비리를 저질렀다.

지난 2013년도는 민 전 사장의 당시 KT&G는 문어발식 자회사 확장과 무리한 투자 사장평가지표 조작 등 사상 최악의 경영 악화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문어발식으로 늘어난 자회사들은 원래 KT&G의 주력 사업과는 관련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화장품, 제약 등이었다. 이러한 자회사들 가운데는 실제적인 기업가치와는 상관없이 고가의 인수되기도 했다.

KT&G의 자회사인 소망화장품은 매각 전부터 고가 인수설이 불거진 바 있다. 특히, 소망화장품은 지난 2007년 당시 150억 원 상당에 매각된 바 있는 회사임에도, KT&G가 그보다 4배 높은 600억 원을 주고 인수했다. 또한 화장품은 KT&G와 그전까지 전혀 연이 없던 사업이었기 때문에 민 전 사장이 악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민 전 사장은 국민연금과 공동으로 자금을 조성해 코퍼레이트 파트너쉽 펀트(이하 ‘코파펀드’)를 통해 무리한 투자를 강행하기도 했다.

KT&G는 지난 2011년 3월 연길정부와 '길림한정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6년근 인삼 생산·판매 회사를 설립하고 현지 공장건설 등 현재까지 250억 원을 투자하고, 국민연금 250억 원 투자 유치를 통해 총 50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단기성과용으로 급하게 추징되어 사업 허가권을 가진 중국 정부와 충분한 협의가 되지 않았다. 때문에 2012년 8월 공장이 완공됐으나 사업허가를 받지 못해 매년 적자만 기록했다. 이후 2년이 지난 2014년에서야 매출이 발생했으나 투자비용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비용이기에 여전히 적자는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수백억 원씩 들어가는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부실했던 이유는 KT&G가 민 전 사장 1인 독재체재인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장' 1인 단독 체재였던 KT&G
내부 인사 비리 투자 경영 부실로 이어져?

민 전 사장은 취임 이후 3명이었던 KT&G 상임이사를 한 명으로 줄였다. 나머지 등기임원은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해, 결국 회사 내에서 근무하는 등기임원은 민 전 사장 혼자가 됐다.

이어 민 전 사장과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소속 투자·기획위원회 등의 권한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투자를 결정하는 투자위원회의 집행 권한 금액을 3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1500% 이상 증가시켰다. 때문에 500억 원이 넘지 않는 투자에 대해서는 총 이사회를 거치지 않아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고, 안전성도 확보되지도 않는 상태의 투자가 진행된 것이다.

민 전 사장이 재정상태와 상관없이 진행한 무리한 인수와 투자는 경영부실로 이어졌고, KT&G의 부담감을 안겨줬다.

또한 민 전 사장은 경영뿐만 아니라 인사 문제에서도 불투명한 행보를 보여줬다. 앞서 문제가 제기됐던 소망화장품의 경우 인수되던 해 민 전 회장의 고향 친구인 전영홍(전 빙그레 영업담당)을 감사로 영입했다. 이후 2012년에는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기까지 했다.

민 전 사장이 재임하는 동안 KT&G 뿐만 아니라 자회사의 인사 문제는 대부분 이런식으로 진행됐다. 승진여부가 능력과 성과 때문이 아니라 민 전 사장의 개인적인 친분에 의해서 이뤄졌다. 이렇게 초고속 승진을 한 인사들은 소망화장품 외에 다른 계열사에도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이를 회사에 취업시키고 회사 고문으로 채용해 거액의 자문료와 보수를 제공하면서 회사 내부에 인사 문제로 인한 분란을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민 전 사장이 2013년에 또다시 연임이 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과정에서 KT&G 자회사인 인삼공사의 노조원들이 민 전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사회의 승인으로 인해서 이러한 노조원들의 요구도 묵살됐다.

이로 인해 민 전 사장은 5년이라는 실질적인 주인이 없는 기업이라는 점을 이용해 제 배를 불려온 셈이다. 현재 민 전 사장은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인한 검찰 수사로 인해 퇴임까지 7개월을 앞두고 자진사퇴했다.

이처럼 KT&G 내부에서 비리 등이 여러차례 문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정하려는 모습을 보인적은 없었다.
내부 비리 등이 밖으로 표출되기 전까지는 KT&G 측은 항상 이에 대해서 부인하고 침묵했다.

심지어 문제가 있었던 경영자가 사퇴한 후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결국 경영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KT&G 자체가 자정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공기업으로서 공정과 투명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지키지고 않으면서, 감시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KT&G가 정말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기업인가를 재고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때문에 지금 당장 KT&G에 필요한 것은 경영 투명성을 위한 올바른 감시체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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