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에서 절반 이상의 유권자들은 한나라당 이명박을 선택했다.

이미 예견된 일이라 크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다만 대선 일주일을 앞두고 터진 BBK 동영상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이명박 당선자가 과반수를 획득했다는 것이 주목 할 만 하다.

이번 대선은 아마 역대 가장 재미없고 추악한 선거로 기록 될 것이다.정책선거는 찾기 힘들고 오로지 네거티브 공세만 난무했다.

처음부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과 이를 깨기 위한 반 이명박 후보들의 싸움으로 날을 지샜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반 이명박 후보 주자들은 오로지 이 당선자의 각종 부정부패 의혹과 검찰에 모든 것을 '올인'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중요한 범여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서로 승리를 자신하며 뭉치지 않았다.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왜냐하면 이명박 후보는 올해 초부터 지지율 고공행진을 질주하며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이 당선자의 지지율이 출렁였던 경우는 한나라당 경선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출마선언 직후에 불과했다.그래도 지지율은 35%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번 대선 결과에서 보듯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권영길을 다 합쳐도 아니 이회창 후보까지 합쳐도 이명박 당선자를 이기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범여권의 대표주자인 정동영, 문국현 후보는 두고두고 욕을 먹어야 할 것 같다.이번 이명박 당선자의 과반수 지지율의 숨은 1등 공신들이기 때문이다.전통적으로 범여권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단일화 열망에 찬물을 뿌리면서 이들을 흐트러지게 만들었다.

민주신당은 더욱 가관이었다.“40% 지지율 돌파해 정동영이 당선된다”는 말을 당직자들이 입에 달고 살았다.

도대체 어디서 나온 근거인지 묻고 싶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정 후보는 당내 경선이 끝난 뒤 지지율이 20%초반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곤 줄곧 10%대에 머물러 있었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 역시 정당정치와 책임정치 실종이라는 논란을 낳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에서 지고 난 뒤 깨끗이 결과를 인정, '아름다운 승복'이라는 찬사를 받은 것과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번 대선은 이미 예고가 된 선거였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극에 달해 이 당선자가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한나라당 당내 경선이 더 어려워 보였다.어찌됐건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 되었고 진보나 개혁을 외치는 세력은 향후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혁/투데이코리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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