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 암살위협 담은 육성메시지 1일 공개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태영호 주영(駐英) 북한대사관 공사 망명 시기와 맞물려 내부 숙청을 단행한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과 국가정보원 요원들에 대한 암살 위협을 담은 육성메시지를 공개했다.

대남(對南)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일 '우리 딸들을 끌어간 박근혜O과 정보원깡패들의 목숨이 무사치 못할 것이다' 제하 약 4분 분량의 록음물(녹음물)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육성메시지 출처는 북한 내 모든 가정에 연결되는 유선방송인 '3방송' 또는 우리민족끼리 자체 제작 또는 김정은 지시에 따른 '특별 녹음'으로 보인다.

육성메시지에서 북한 아나운서는 근래 집단탈북한 중국 북한식당 종업원 가족 주장이라며 "남조선(남한) 정착은 희세의 악녀 박근혜O과 정보원 놈들의 음모" "(종업원들을) 사회적으로 매장하거나 살해할 것 같다" "박근혜 역적패당을 모조리 찢어죽일 것" 등 위협을 가했다.

북한에서 모든 메시지는 대내외 등 용도를 막론하고 당국에 의해 원고가 작성된다. 동원된 주민은 이 원고를 앵무새처럼 따라 외운다. 따라서 북한에서 '개인 주장'이란 있을 수 없다.

더구나 이번 육성메시지는 가족 육성이 아닌 아나운서 육성에 의해 녹음됐다. 박 대통령과 국정원 요원들에 대한 암살 위협은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의 의지가 100% 반영된 것임이 드러난다.


'이북 민중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김일성 주석' 주제로 열린 토론회


육성메시지는 명목상 종업원 집단탈북을 암살의 구실로 내세웠지만 태 공사 망명이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철통 같이 보호되는 특성상 박 대통령 암살보다는 국정원 요원 암살이 상대적으로 더 쉽다는 점에서 재중(在中)·재(在)동남아 등지의 요원 안전이 우려된다.

중국 옌지(延吉. 연길)의 경우 OO호텔이 국정원의 근거지다. 이곳에는 북한 비밀경찰 조직인 국가안전보위부와 군(軍)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등 요원들도 자주 출몰한다. 검은 양복에 김일성 배지를 착용한 복장 등으로 인해 쉽게 눈에 띈다.

해외에서는 국정원에 대한 북한 당국의 납치와 암살 등이 음지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48명이 공식 순국(殉國)했다. 산 채로 바다에 유기하거나 북한으로의 납치 등 실종자 수는 더 많다.

그렇다고 해서 박 대통령 신변이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마크 리퍼트(Mark Lippert) 주한 미국대사 테러에서 드러나듯 박 대통령의 국내외 순방 과정에서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당국의 만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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