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북인련에 구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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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이달 4일 시행된 북한인권법이 여야(與野) 정쟁 속에 여전히 미흡하게 가동되는 가운데 민간단체가 재중(在中) 탈북자 구조에 묵묵히 전념하고 있다.

(사)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 북한난민구호사업단장 이미숙. 부단장 엄영선·김두열·김영자. 이하 북인련)은 14일 "추석을 앞둔 오늘 중국에서 활동하는 분으로부터 탈북모자(母子) 구출요청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모자는 30대 여성과 3세 아들이다. 양강도 출신의 여성 김모 씨는 어려운 사정에 돈 벌러 중국으로 갔다가 인신매매단에 속아 중국 남성에게 팔려갔다.

김 씨는 북인련에 보낸 자필편지에서 "중국 사람을 따라 (중국으로) 나왔다가 백산에 일한다고 왔더니 오는 날부터 여기가 살 집이라고 했다. 장가 가기 어려운 한족(漢族)에게 팔려간 것이었다"고 밝혔다.

편지에 따르면 김 씨 가정은 농장일을 하던 아버지가 2001년 5월 사망하면서 기울었다. 두 동생은 정신질환에 걸렸으며 유일하게 직장에 다니던 김 씨에게 지배인은 연일 폭력을 휘둘렀다.

결국 김 씨는 중국산 제품을 밀수하는 도매상들에게 물건을 받아 되파는 소매업에 뛰어들었다. 90년대 중후반 수십~수백만 명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북한에서는 밀수가 사실상 유일한 돈벌이가 됐다.

김 씨는 그러나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물건을 모두 도둑맞고 빚을 갚기 위해 중국으로 갔다. 몇 번 왔다갔다 하다가 인신매매단에 걸려 시골 한족남성에게 팔려가는 신세가 됐다.

김 씨는 당시를 "더럽고 습관이 안 맞고 지긋지긋한 밤생활에 더 이상은 살 수 없는 목숨처럼 타락했다"고 표현했다.

어느날 팔려간 집에서 탈출해 무작정 걷던 김 씨를 태워준 한 트럭운전수는 김 씨를 또다시 다른 남성에게 넘겼다.

그렇게 재차 팔려간 김 씨는 그 집에서도 어렵게 탈출한 뒤 현재 현지 북한인권 활동 관계자들의 보호를 받으며 아들과 함께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다.

김 씨는 편지에서 "우리 아가 데리고 정말 잘살아 보고풉(픕)니다. 너무나 그립고 그리운 조선(북한) 부모형제 뒤로하고 혼자 가는 자유의 땅에서 열심히 살겠다. 꼭 도와주시면 은혜 잊지 않고 잘 살겠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북인련 측은 "이 모자에게 추석선물로 자유를 선사해 자신들의 꿈을 키우며 우리와 일상을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씨 모자 구출에는 약 4백만 원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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