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진보인사 일제히 포문 "靑 발뺌 시 특검"


[투데이코리아=이주용 기자] 내년 말 대선 임박과 이철성 경찰청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임명강행 등이 겹치면서 야당 심기가 불편한 가운데 '금기'로 여겨져왔던 박근혜 대통령 개인사가 하나둘 벗겨지는 모양새다.

최순실 씨(최서원으로 개명)는 박 대통령 멘토로 알려진 故 최태민 목사 딸이다. 박 대통령 '비선실세' 의혹을 받았던 정윤회 씨 부인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 씨의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개입 의혹을 이유로 국감 증인 출석을 주장하고 있다.

박경미 더민주 대변인은 21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두 재단 배후에 "박근혜 정부 숨은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 씨가 개입돼 있다는 의혹이 더해졌다"며 증인 출석을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막강한 권력이 뒤를 봐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더해진 최 씨 개입 의혹은 결코 가벼이 넘길 사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겨레신문은 최 씨 비리 의혹을 보도했다. 여기에 조응천 더민주 의원도 가세했다. 조 의원은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자리에서 '팽'당한 후 야당으로 이적했다.

한겨레와 조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재단 설립을 하루만에 허가한 점 ▲두 재단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전국 기업에서 800억 원 이상을 모금한 점 ▲최 씨의 두 재단 운영 개입 및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 등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라며 부인했지만 진보성향 재야인사와 지자체장들도 일제히 최 씨 비난에 나섰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진짜 실세 최순실의 힘이 확인됐다"며 "전경련이 발벗고 나서서 수백억 원을 걷어줬다. 천한 권력과 천한 자본의 끈적한 만남"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민세금으로 도둑질하는 것도 모자라는 모양"이라며 "증세 없는 복지는 부정부패, 예산낭비, 세금탈루만 막으면 가능하다"고 비꼬았다.

야당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이 경찰청장, 조 장관까지 '양보'했지만 청와대의 '일방통행'이 계속되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어 최순실 씨까지 끌어들여 청와대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1일 "항간에는 우 수석이 건재한 진짜 이유가 이 두 재단 탄생 내막을 깊숙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며 "청와대가 발뺌하면 국정조사, 검찰고발, 특검까지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씨는 남편이었던 정 씨보다도 더 서열이 높은 '비선실세 1위'로 알려진다. 200억 대 강남 빌딩 등을 포함한 최 씨 재산형성 과정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금기'였던 최 씨 관련 의혹이 늘어날수록 박 대통령 레임덕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