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환영" 野 "국회법 위반"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여야(與野) 간 팽팽하던 기싸움의 추가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다. '국회 감금'이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 여당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 보이콧과 이정현 대표 단식농성에 이어 자당(自黨) 김영우 의원 '감금'까지 일으킨 새누리당을 보는 야당과 정세균 국회의장은 웃었다.

여당으로부터 사퇴 촉구를 받고 있는 정세균 의장은 27일 오후 기자단에 "(김 의원 국감 참여를) 환영한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야당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은 같은 날 오후 공동성명에서 "김영우 의원 국감 참여 저지행위는 국회법 165조 위반"이라며 공세를 강화했다. 김영우 의원은 국방위원장이다.

김무성 전 대표까지 출동한 가운데 '감금'당하면서 국감 참여 철회를 요구받은 김 의원은 3시간만에 국방위원장실에서 걸어나올 수 있었다. 초췌한 모습으로 "참으로 비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국감 참여를 강행할 의지도 내비쳤다. "앞으로 계속 (국감이) 열릴 것이라는 것이 제 소신"이라며 사실상 국감 진행을 시사했다. 김 의원 감금에 따라 이 날 열릴 예정이었던 국방위의 합참 국감은 무위로 돌아갔다.

김영우 의원은 27일 정오 국감 참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약 30분 앞서 여당 의원들이 난입해 국방위원장실 문을 걸어잠그고 김 의원을 설득했다.

매일 의원총회 2회 개최 등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철회, 중립의무 위반 의혹을 받는 정세균 의장 사퇴 관련 결의를 다진 여당은 돌발적인 '엇박자'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김 의원은 당론(黨論)과 역행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당 주류로부터 '찍힐'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비박(非朴)계인 점을 감안해 이번 국감 참여 시도가 친박(親朴)에 대한 비박의 일종의 '찔러보기'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박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의 감금 현장 방문은 '쇼'라는 분석이다.

두 계파는 8.9전당대회를 정점으로 분당(分黨) 논란까지 겪은 바 있다. 전대 참패로 소외된 비박계가 이번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때 찬성 쪽으로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도 한 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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