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공단, 검증 안된 시설 설치"책임 물어야"

[투데이코리아= 김해웅 기자] 환경부가 1,000억 원의 혈세를 사용한 하수슬러지 에너지자원화 사업을 사전 검증도 않고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수슬러지 이용 에너지자립화사업은 2014년 5월 현재 8곳의 준공이 마무리되기까지 925억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오는 2017년까지 2,200억 원을 투입해야하지만 경제성은 커녕, 설비의 성능조차 설계목표치에 이르지 못하는 등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은 하수슬러지를 이용해 전력을 자체 생산해 에너지자립률을 높인다며 지난 2010년 ‘하수처리시설 에너지자립화 기본계획’(2010.01, 환경부)을 수립, 8곳의 하수처리장을 에너지자립화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환경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 춘천과 안산 등 일부 처리장에서는 사업전과 비교해 에너지자립률은 차이가 거의 없었고, 일부 처리장에서는 자료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에너지 자립화 사업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2015년 사업명을 ‘하수슬러지 감량화 사업’으로 변경 했지만 슬러지 발생량은 안산이 현상유지에 그친 것을 제외하곤 7곳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공단에서 국회에 제출한 에너지자립화 시범사업 경제성 분석표(표3)를 살펴보면, 경제성 산정결과 대부분 시설에서 10년 이내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실제 슬러지 처리비와 약품처리비 상승으로 처리비용이 오히려 증가해 경제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이 시설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하마의 입에 돈만 퍼 넣어주는 꼴이 된다는 얘기다.


더욱이 220억 원을 투자한 안산의 경우 에너지자립률은 설계치가 14.4%인데 실제로는 8.2%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설비의 부식방지를 위해 황화수소를 제거하는 탈황설비의 경우, 설계 성능은 설계치가 50ppm인데 실제로는 250ppm으로 5배나 높아 황화수소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 하자보수 요구서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 때문에 안산에서는 최근 황화수소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사고까지 발생했다.


악취제거용 환기설비 기준값은 0.00082ppm인데 실제로는 20ppm이나 나와 2만 5,000배의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 때문에 2015년 12월 2억원을 들여 악취개선 공사를 했지만, 시공사측 하자 요구 문서에서 확인한 결과 공사 전후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이 밖에도 슬러지 발생량, 슬러지 처리량, 약품 설계치도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50억원이 투입된 군산의 경우 사업이 시작된 2012년도 대비 2015년 현재 20% 가스발생량이 증가했을 뿐, 슬러지발생량은 2012년 대비 2014년도에 1.43배, 2015년은 1.21배 늘었다.


약품사용량(액상 원액 100%로 환산)도 2011년도에 비해 2015년은 2.67배 증가했고 약품구매액도 1억5천7백만원에서 4억7천1백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예산낭비는 환경공단이 하수슬러지에너지화사업을 시행하면서 시범사업단지를 1곳에 설치해 경제성과 효율성 등에 대한 사전 검증도 하지 않고, 8곳에나 시범사업장을 설치해 이미 배정된 예산을 마구잡이식으로 사용한데서 비롯되고 있다.


김삼화 의원은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 “환경공단의 시범사업은 경제성도 없고, 막대한 예산 투입 대비 성능도 미달 됐다. 찌꺼기 감량화사업은 약간의 소화조 개선만으로도 충분했는데, 900억 원이 넘는 재정 투입으로 예산낭비만 초래했다”고 지적, “8곳의 시범사업 지역에 대해 민관공동 검증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한 “환경부가 2017년까지 2,200억 원을 투입해 21곳의 하수처리장으로 감량화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나섰다”면서 “이는 또다시 국민혈세로 국민을 기망하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으로, 부실 시범사업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하수슬러지 감량화 사업은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등 유럽선진국들은 하수슬러지를 건조시킨 다음 소각을 통해 스팀을 생산,터빈을 돌려 전기생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면서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폐기물 슬러지를 감량 처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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