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 日 모델 설립.. 600개 會員社 조직 성장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全國經濟人聯合會. FKI. 전경련)'. 1961년 재계(財界) 인사들이 일본 게이단렌(経団連)을 모델로 '자발적'으로 설립한 사단법인으로 국내 최대규모의 순수 민간종합 경제단체다.

모토는 ▲ 자유시장경제 창달(暢達)과 건전한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 ▲ 우리 경제의 국제화 촉진이다. 5대 경제단체 중 하나로 2015년 기준 회원사 수가 약 600곳에 달하는 거대조직이다.

의결기구로는 총회와 이사회를 두고 있다. 회장 아래 ▲ 경제정책위 ▲ 사회공헌위 ▲ 관광위 ▲ 국제협력위 ▲ 통일경제위 ▲ 노동복지위 ▲ 산업정책위 ▲ 문화위 등 8개 위원회, 사무국, ▲ 한국경제연구원 ▲국제경영원 ▲FKI미디어 ▲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등 4개 유관기관으로 구성된다.

현 전경련 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이다. 그는 33~35대에 걸쳐 회장직을 연임(連任)하고 있다.

전경련 부회장으로는 ▲ 구본무 LG그룹 회장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신동빈(일본명 시게미츠 아키오. 重光 昭夫) 롯데그룹 회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 ▲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 쟁쟁한 재계 총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전경련의 막강한 '파워'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사진=전경련 홈페이지


전경련은 공식적으로는 재계 인사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조직됐지만 정부 입김이 있었다는 의혹, 전두환 정권 시절 등을 거치면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전경련 회관은 국회와 멀지 않은 여의도에 소재하고 있다.

전경련과 전두환 전 대통령 간 '연관'을 보여주는 보도는 다수 확인된다.

1981년 7월 14일 경향신문은 전경련 회장단 및 중진회원 간친회(懇親會)에서 "전 대통령 수방(搜訪)으로 일어난 아세안의 한국붐을 면밀히 분석하고 효율적 진출전략을 수립하되 업체별로 지나친 경쟁을 일으키지 말자"는 말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풀이하자면 "전 대통령 업적에 누가 되지 않는 선에서 경쟁하자"가 된다. 전경련이 전 전 대통령 '눈치'를 얼마나 보고 있는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앞서 80년 8월 19일 매일경제는 '전두환 장군 대통령 추대 움직임' 제하 보도에서 전경련이 전 전 대통령 지지성명을 냈다고 전했다.

83년 4월 5일 경향신문은 전 전 대통령이 청와대 전경련 신임회장단 오찬을 갖고 "과당(過當)경쟁을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전경련과 권력 간 정경유착(政經癒着)은 일부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88년 12월 국회청문회에 출석한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4.13 호헌(護憲)조치 지지성명 발표 이유를 묻자 "당국에서 요구해 그대로 했다"고 시인했다.

87년 4월 13일 단행된 4.13 호헌조치는 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장기집권을 위해 대통령직선제 개헌(改憲) 요구를 묵살한 사건이다.

99년 2월 11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전경련은 5개년 개혁안 'FKI 비전 2003' 등을 발표하고 정경유착 청산과 특혜집단 오명(汚名) 탈피를 선언했다. 정 전 명예회장 증언에 이어 두 번째로 정경유착을 시인한 사례다.

그러나 부정적 시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지난 9월 26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청와대 비선(秘線)실세' 혐의를 받는 최순실 씨(최서원으로 개명)와 자신의 연관 의혹을 부인했다.

최 씨는 전경련이 전국 기업들로부터 모금해 설립한 미르·K스포츠 재단 운영에 깊숙히 관여해 상당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를 사고 있다. 상근부회장은 회장 지시를 받아 사무국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사무국은 ▲ 경제본부 ▲ 산업본부 ▲ 홍보본부 ▲ 국제본부 ▲ 사회본부 ▲ 회원사업본부 ▲ 기획본부 ▲ 감사팀 등으로 구성된다. 재단설립 등 각종 실무를 맡는다.

전경련은 이 외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을 후원했다는 의혹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으로부터 받고 있다.



전경련이 가진 명암(明暗) 중 '어두운 부분(暗)'만 부각되는 것은 아니다. 동족상잔(同族相殘)에 따른 6.25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 경제 재건에 주요 대기업들과 그 연합체(體)인 전경련이 적지않은 역할을 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현대그룹은 조선(造船)·건설 불모지이던 한국을 단 번에 해당 시장에서의 일류(一流)국가로 발돋움시킨 업적이 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세계 3위 수출국'이라는 타이틀 견인에 큰 역할을 했다.

한 국가(터키) 전체 수출규모와 맞먹는 수출액으로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국고(國庫), 일자리 등 부문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먹여살리고 있는 삼성그룹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삼성그룹 직원수는 무려 25만 명이 넘는다.

LG그룹은 전자제품 시장에서, 한화·SK그룹은 에너지 시장에서, 포스코는 제철(製鐵) 시장에서 각각 세계를 선도하면서 국력(國力) 향상과 민생(民生)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전경련은 때로는 이들 대기업의 과도한 경쟁을 막고, 때로는 선의(善意)의 경쟁을 장려하고, 때로는 기업 간 분쟁과 노사(勞使) 간 갈등을 중재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본지(本誌)는 이렇듯 명암이 교차하는 존재이자 애증(愛憎)이 엇갈리는 존재인 전경련이 걸어온 과거와 오늘을 장기간에 걸쳐 살펴보려 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정도(正道)는 무엇인지에 대한 해법을 독자와 모색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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