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고비 넘긴 후 가족 행사 참석 위해 발리行…사람의 길 포기하지 마라"


[투데이코리아= 김해웅 기자]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지난달 25일 사망한 고(故) 백남기씨의 장녀 도라지씨가 동생 민주화씨의 '상중에 발리 여행을 갔다'는 이야기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며 부인했다.


도라지씨는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단지 아버지께서 운명하시는 순간, 동생이 발리에 머물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도라지씨에 따르면 동생 민주화씨는 현재 남편, 4세 아들, 시댁 식구들과 함께 네덜란드에 살고 있으며 지난해 아버지 사고 소식을 듣고 한국에 와 두 달 넘게 아버지를 지키다가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이어 민주화씨는 올해 5월에도 한국에 들러 아버지를 찾았고 지난 7월 위독하다는 소식에 급히 귀국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아들을 출산한 민주화씨의 시댁형님이 새로 태어난 손자를 부모님에게 보여주기 위해 친정인 발리(인도네시아)에서 세례식을 하기로 했고, 한국에 있던 민주화씨는 아버지가 고비를 넘긴데다 아들도 아빠(민주화씨 남편)를 보고 싶어해 시댁 식구들 모두 모이는 발리를 방문했다.


민주화씨는 27일 아버지 임종 소식을 듣고 남편과 아들, 시부모님까지 함께 한국으로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법사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아버지가 사망한 날 발리에 있으면서 페북에 '오늘 밤 촛불을 들어주세요. 아버지를 지켜주세요'라고 썼다"며 민주화씨를 비난했다.


도라지씨는 "우리 가족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검찰과 경찰의 강제부검 시도 때문에 단 하루도 마음 놓고 슬퍼하지도 못했다"며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 하루 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 우리를 모욕하는 일은 그만두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들은 이미 충분히 아프고 슬프다. 부디 '사람의 길'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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