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면세점, 요우커·명품 매장 유치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만"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시내 면세점 낙찰을 받기 위한 대기업들의 고군분투가 시작됐다. 특히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3장의 특허권이 걸린 시내 면세점 입찰에 지난해 탈락으로 인한 쓴 고배를 마셔야 했던 SK네트웍스와 롯데면세점을 비롯 지난해 처음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에 발을 들인 신세계가 다시 한번 경쟁을 붙게 된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까지 서울 시내 면세점 경쟁에 발을 들였다.

시내 면세점은 오랫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려왔다. 하지만 이익 창출을 위한 리스크 역시 큰 사업이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면세점사업은 지난 1996년 아시안게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꾸준히 늘어왔다. 30년 동안 29개가 늘어났지만 정작 살아남은 면세점은 12곳에 불과했다.

이처럼 생존율이 낮은 서울 시내 면세점이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는 바로 '3대 명품' 매장을 유치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3개의 명품 매장을 유치해야만 높은 이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신규 면세점 5곳 가운데 한화 갤러리아의 경우 올해 상반기만 17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두타면세점은 160억원의 적자를 냈고,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으로 야심차게 출발한 SM면세점은 140억원의 적자를 올렸다. 이들 모두 3대 명품 매장 유치에는 실패했다.

결국 면세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가가 낮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단가가 높은 제품군을 들여와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리스크는 한화나 두타 뿐만아니라 지난해 면세점을 입찰 받은 대부분이 업체들이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같은 명품 매장 유치에 실패한다면 서울 시내 면세점은 수익은 커녕 운영만을 하는 것만으로도 적자를 보게되는 상황인 것이다.

요우커, 국내 '서울 시내 면세점' 매출 60% 차지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변수 피해갈 수 없어


시내 면세점의 리스크는 한 가지 더 있다. 면세점들의 매출의 비중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편중되어있다는 점이다.

국내 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의존률은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급상승하면서 매출 비중에서 최소 6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 사업을 살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이처럼 중국 관광객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드 배치 등으로 인해 한·중 관계의 갈등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우커들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요우커들은 정치적, 외교적 외부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감정적으로 과잉대응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도 한국 정부가 사드배치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이후 8월 면세점의 외국인 방문객 수가 이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8월 국내 면세점 외국인 방문객수는 190만400명으로 전달보다 1만6800명이 감소했다. 이 기간 여름휴가철을 맞은 내국인 방문객이 14만5200명이 늘어난 255만8200명으로 지난 1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중 관계에 따른 요우커들의 감소가 본격화되기 전인 전초전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 시내 면세점 관계자는 "8월은 통상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기"라면서 "사드 영향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은 하루아침에 당국이 비자발급을 거부할수도 있는 나라"라며 안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롯데와 SK네트웍스, 면세점 특허권 재입찰 가능할까?
서울 시내 면세점 낙찰 위한 대기업들의 '고군분투'

지난 4일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신청 점수가 마감됐다. 이로써 특허신청을 제출한 대기업 5곳은 면세점 특허권 낙찰을 받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에는 지난해 탈락했던 롯데와 SK네트웍스 등이 다시 한 번 나서면서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네트웍스는 지난해 8·15 특사때 최태원 회장이 풀려나면서 기업 전체적으로 훈풍이 돌았지만 면세점 입찰 실패로 인해서 큰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SK네트웍스 내부에서도 면세점 입찰 탈락을 예상하지 못했던 분위기였다. 당시 두산과 신세계는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23년 동안의 노하우와 경력을 가진 SK네트웍스가 낙찰에 유리한 듯 보였다.

이같은 쓰디쓴 실패에 SK네트웍스 측은 올해 서울 시내 면세점 낙찰을 받기 위해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서울 광장동 워커힐면세점에 12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1만2000평 규모의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2년 내 완공할 계획이다. 워커힐면세점은 기존보다 2.5배 이상 넓혀 총면적 5513평(1만8224㎡), 순수 매장면적 4330평(1만4313㎡) 규모로 조성한다.

카지노 이용자와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시계·보석 부티크 매장을 강화한다. 문종훈 SK네트웍스 대표는 "5년간 6000억원을 투자, 오는 2021년 연간 705만명 외국인 관광객 방문, 1조5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와 함께 경영권 분쟁 등으로 면세점 입찰 등에 실패한 롯데면세점 역시 빼앗긴 사업권을 되찾기 위해 나선 모습이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 선호도 1위라는 브랜드 영향력과 27년간 월드타워점 운영 경험, 주변 관광자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송파·잠실은 한성백제의 역사·문화 유적지와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닌 데다 복합문화관광단지가 입지해 면세점 입점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제 활성화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K네트웍스에 비해 롯데면세점 재입찰이 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롯데그룹의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 비자금 수사로 인해서 신영자 이사장을 시작으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그룹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은 기각됐으나 아직까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조사는 진행중에 있는 만큼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알 수 없다. 때문에 롯데면세점 서울 시내 면세점 재입찰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재입찰을 위해서 힘쓰고 있는 롯데와 SK네트웍스 외에도 현대백화점그룹과 지난해 낙찰에 성공한 신세계, HDC신라면세점도 각각의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내걸고 면세점 사업에 재도전했다. 최근 중국 상위 17개 여행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중국인 관광객 200만명 유치 계획을 밝힌 가운데 교통환경이 편리하고 코엑스몰, 도심공항터미널과 가깝다는 점을 무기로 삼고 있다. 이동호 현대백화점 대표는 "지난해 신규 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뒤 1년여간 절치부심하며 철저히 준비했다"며 "올해는 사업권 획득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낙찰에 성공한 신세계DF는 반포동 센트럴시티 중앙부에 4100평(1만3500㎡) 규모 면세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센트럴시티의 호텔, 백화점, 극장, 서점, 레스토랑 등 쇼핑·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성영목 신세계DF 대표는 "센트럴시티를 '랜드마크 면세점'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는 '마인드마크 면세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HDC신라면세점은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입지로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겨냥한 '밀레니얼 면세점'을 세운다.

1층에서 6층까지 면세점으로 조성하고 삼성의 IT 기술을 집약해 '디지털 혁신 면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기술을 활용한 융합현실(MR) 기술과 삼성SDS의 인공지능(AI), 기계학습 기술을 적용한다. 양창훈·이길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는 "관광산업의 질적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가장 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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