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재산공개 당일 김정주 통화…"이목 걱정"


[투데이코리아= 정진우 기자] 친구 진경준 전 검사장(49)에게 ‘공짜주식’ 등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김정주 NXC 대표가 지난 11일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 매입을 위한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달라고 하지 못한 것은 그가 검사이기 때문이었다"고 진술한데 이어 "진 전 검사장이 제가 먼저 돈을 제공한 것처럼 말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진 전 검사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대표가 지난 3월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재산을 공개한 당일, 진 전 검사장이 해명자료를 발표한 전후에 김 대표에게 통화하며 거짓 진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김 대표는 "나중에 (사안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단이 되자 '제가 먼저 돈을 줬다고 하고 차도 회사에서 리스했는데 그냥 사용하라고 줬다고 말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대표와 진 전 검사장이 지난 3월25일 재산공개 당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또 진 전 검사장이 해명에 나선 3월31일과 그 전날 총 11차례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말 맞추기'를 했는지 추궁했다.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이 재산이 공개됐는데 (금액이) 너무 크게 발표돼 이목을 끌 것 같다고 걱정했다"며 "해명발표 전후의 연락은 해명을 하는게 좋을지, 사퇴를 어느 시점에 하는게 좋을지 등을 논의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넥슨홀딩스 명의로 리스한 제네시스 차량을 제공한 것도 진 검사장의 부탁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이 제게 차량을 하나 리스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제네시스 차종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의 가족 여행경비를 먼저 낸다고 한 적은 없다. 진 전 검사장이 넥슨과 거래하던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예약하고 '넥슨 측으로부터 경비를 받으라'고 했다" 면서 "진 전 검사장이 가족들과 하와이 여행을 다녀온 후 경비를 많이 썼다며 1000만원을 달라고 해 직원을 시켜서 줬다. 진 전 검사장이 친구이기도 하지만 검사라는 신분 때문에 준 것도 있다. 형사사건에 도움을 받지 않을까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지난 7월 29일 진 검사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금융실명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진 검사장의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한 공소시효 문제, 대가성·직무관련성 입증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2005년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48) NXC 대표에게 받은 4억2500만원의 넥슨 주식 매입 자금을 대가성이 있는 뇌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진 검사장이 이 돈으로 비상장 주식을 샀다가 2006년 팔고 다시 넥슨재팬 주식을 산 데 혐의점을 뒀다.


넥슨재팬은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돼 주가가 크게 올랐고, 진 검사장은 지난해 주식을 처분해 126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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