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처장 "국제대회 입상자들 평가 반영해주자고 한 것"


[투데이코리아= 박대호 기자]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딸 체대 입시 당시’라는 제목의 글이 등장했다.


'당시 체대 입시 평가에 참여했던 일원'이라고 밝힌 한 익명의 작성자는 지난 11일 이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최순실 딸 체대입시 당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익명의 작성자는 "국민으로서의 양심이냐, 소속학교의 명예냐 매우 갈등하였으나 체대 평가장 입실 전 평가자들에게 안내할 때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상적 입시 절차로 모든 것이 진행 됐으나 처장 발언이 영향이 없었다고는 말 못한다”고 적었다.


당시 이대 체대 면접 응시자 중 유일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정씨를 염두해두고 입학처장이 지시를 내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씨가 이대 수시모집에 지원한 2014년 9월에 입학처장은 남궁 곤 정치외교학과 교수였다.


문제는 체육특기자 수시 서류제출 마감기한이 그해 9월16일이었고, 정씨가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에서 메달을 딴 날짜는 9월20일이라는 점이다.


정씨가 이대 수시에 지원할 당시에는 없던 경력이기 때문에 굳이 면접 때 평가에 반영하도록 관리위원들에게 발언 한 건 결국 정씨에 대한 특혜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당시 해당 면접은 2014년 10월18일에 진행됐다.


남궁 교수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서류 통과자 21명 중 국가대표 단복을 입고 면접에 온 건 3명으로 기억한다"며 "정씨는 당시 화제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나머지 2명은 서로 고교 동기였기 때문에 확실히 떠오른다"고 13일 말했다.


그는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한 게 아니라 '아시안게임 입상자들은 평가에 반영을 해주자'고 말했다. 금메달 딴 응시자가 1명(정씨)인데 입학처장이 금메달 가져온 학생 뽑으라고 하면 누가 봐도 특혜이다. 그렇게 말할 바보가 어디있느냐"고 반박했다.


남궁 교수는 "난 서류제출 마감 이후라도 국제대회 입상까지 한 학생들은 감안을 해줘야 한다고 봤다. 그들이 면접에 국가대표 단복을 입고 온 이유가 뭐겠느냐"며 "하지만 관리위원들은 지원 기간 후의 경력이기 때문에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평가는 어디까지나 관리위원들의 영역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을 안 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 학생 3명이 전부 합격했다"고 밝혔다.


이대 입학처에 남아있는 기록을 통해 확인한 결과 2014년 체대 수시 모집 당시 면접 응시자 중 메달리스트가 3명이었고 모두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궁 교수는 정씨가 이대에 지원한 것을 최경희 총장에게 보고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당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정씨가 정윤회(와 최순실)씨의 딸이라는 게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승마 귀족'이니 하며 크게 화제가 됐었다"며 "그런데 입학처 직원이 내게 '그 학생이 고3이기 때문에 우리 학교에 지원했을 수 있다'고 보고를 했다. 그래서 확인해보니 진짜 했더라"라고 떠올렸다.


이어 "보고를 하니까 최 총장이 내게 '정윤회가 누구냐'고 물어봐서 좀 놀랐었다"며 "설명을 해줬더니 최 총장이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고, 난 '다른 것 없다. 원래대로 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최 총장도 '그럼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게 전부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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