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학생들에게 부끄러움 하나도 없다" 말해

[투데이코리아= 정진우 기자] '비선실세' 개입 의혹이 제기되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인 김형수 연세대 교수를 23일 소환했다.


검찰은 또 이날 K스포츠재단의 현 이사와 K스포츠를 담당했던 전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과장급 공무원도 소환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는 이날 오후 1시에 김 교수, 오후 1시30분에 미르스포츠재단 현 이사와 문체부 관계자 1명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 10월 재단법인 미르가 설립될 당시 초대 이사장으로 초빙됐다.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9월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또 미르재단의 설립 및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차은택 감독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이날 오후 1시께 직접 차를 운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왔다. 김 교수는 처음에 변호인만 들여보내고 차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대기 중이던 취재진과 한 차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김 교수는 "계단을 올라가기가 어렵다. 양쪽이 소아마비"라고 말했고, 이에 검찰은 휠체어를 준비했다.


휠체어에 탄 김 교수는 '최순실씨 개입 의혹 인정하느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학생들한테 부끄러운 것 하나도 없다"고만 답한 뒤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김 교수를 상대로 최씨나 차씨와의 관계, 재단 설립 및 모금 과정에 불법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미르재단의 인사, 운영 등에 대해서도 최씨나 차씨가 개입했는지 등을 물을 계획이다.


검찰은 이어 K스포츠재단 현 이사와 문체부 관계자도 소환했다.


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필승 이사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최순실씨를 만나봤는가', '최순실씨가 개입했는가'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모르겠다.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검찰은 김 이사 등을 상대로 최씨가 K스포츠재단 자금을 유용했는지, 설립 허가가 난 경위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 등은 최씨가 개입해 사실상 실제 운영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미르재단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16개 주요 그룹이 486억원, K스포츠 재단에는 19개 그룹이 288억원을 단기간 출연한 것으로 알려지며 의혹이 확산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21일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이었던 정동구 한국체대 명예교수와 미르재단 실무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전날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관계자 등을 소환조사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달 29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배임)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또 전경련을 통해 모두 800억원대 자금을 이들 재단에 출연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각 기업 대표 등 70여명을 함께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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