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최순실 태블릿PC 검찰에 자료제출


[투데이코리아= 방성환 기자]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무려 44개의 대통령 연설문을 발표 전에 미리 받아본 것을 JTBC가 지난 24일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를 넘겨받아 분석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사건 수사팀(팀장 한웅재 부장검사)은 전날 관련 의혹을 보도한 JTBC로부터 태블릿 PC 1대를 받아 파일 내용을 분석에 들어갔다.


수사팀 관계자는 "태블릿 PC에 들어 있는 파일에 대해서는 수사 단서로 삼을 부분이 있으면 수사에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는 수사에 참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대통령 연설문 등이 외부로 유출된 경위 등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 등이 저장된 파일을 열어본 시점이 대통령의 실제 발언 시점보다 길게는 사흘이나 앞섰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들 중에는 박 대통령의 지난 2014년 3월28일 독일 드레스덴 연설과 허태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진 대거 교체 내용을 담은 2013년 8월5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이 포함돼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JTBC에 따르면 이 문서가 작성된 PC의 아이디는 '유연'이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과 같다. 취재 결과 이 파일은 다른 컴퓨터로 전달됐다가 수정된 뒤 다시 최씨의 컴퓨터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파일을 최씨가 직접 고쳤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JTBC는 밝혔다.


청와대는 JTBC의 의혹 보도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이날 청와대 관계자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아예 끊어버린 것으로 전해진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오전에서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설문이 유출된 게 맞냐는 질문에 대해 "다양한 경로로 조사하고 있다"면서 “(현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21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해 왔다는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사람이면 그걸 믿을 수 있겠나"라며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반박한 바 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검사 일부와 특수수사 부서 파견 검사들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사건 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최씨가 사실상 실제 운영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미르재단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16개 주요 그룹이 486억원, K스포츠 재단에는 19개 그룹이 288억원을 단기간 출연한 것으로 알려지며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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