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력 정재계 전문가.. 창조경제단장 역임


[투데이코리아=이주용 기자]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모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28일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그의 이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59년 12월 1일생인 이 부회장은 경제통이다. 83년 고려대 정경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89년 고려대 경제학과 강사 등으로 일하다 90년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윈 연구위원으로 발을 딛으면서 전경련과 첫 인연을 맺었다.

99년 기획본부장 겸 지식경제센터 소장, 2003년 경제조사본부장, 2007년 전무 등 전경련에서 승승장구해 2013년 부회장에 임명됐다. 재계 인사 대신 내부 전문가가 부회장에 오른 것은 27년만이었다.

30년에 가까운 전경련 재직 경력을 바탕으로 재벌 세계의 생리, 정계와의 관계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92년 국무총리실 정책평가자문위원, 93년 행정쇄신위원회 연구위원 등으로 근무하면서 정계에 라인을 만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부회장 취임 후에도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이사장 ▲국민연금공단 이사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이사 ▲(사)나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이사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이사 ▲기협기술금융 이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사 ▲한국산업기술대 이사 ▲미래창조과학부 민관(民官)합동 창조경제추진단 민간부문 공동단장 ▲한국공학한림원 종합심의위원회 위원 등 많은 직함을 갖고 있다.

2005년에는 "민주적이고 투명하며 분권화된 의사결정체에서는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부회장은 상근직으로서 전경련 실무를 전담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비상근직으로 명예직에 가깝다.

이 부회장은 미르·K재단 외에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 자금지원 의혹도 받았다.

검찰은 어버이연합 조사 당시 "허 회장은 관련 없다"며 이 부회장만 소환했다. 이 부회장은 2012년부터 작년까지 어버이연합에 5억2천만 원을 지원한 혐의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전경련이 청와대·권력실세 지시를 받아 모금하는 기구로 전락했다"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장 이래 각종 논란에서 '총대'를 메고 있다.

지난달 24일 "두 재단은 기업들의 제안으로 내가 주도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28일 검찰 출석에 앞서서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태도를 나타냈다.

청와대와 '비선실세' 개입도 강력부인하고 있다.

자신이 미래창조과학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 민간부문 공동단장으로서 '합법적인 정계 소통라인'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두 재단 설립이 거의 결정났을 시점에 재단출연 규모 등을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또 "초대 이사장 이사장 인선은 우리가 했다. 2대 이사장은 재단에서 자체 선임했다"며 최순실 씨(최서원으로 개명)가 두 재단 이사장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모금 자체는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2일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뭔가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졌다. 논의 과정만 마무리되면 모금에 많은 시간은 필요 없다"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비박(非朴)계에서도 '현 정부만이 아닌 역대 정권의 앞잡이 노릇' 등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지적이 쏟아져나왔다.

정병국 의원은 "기업이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을 벌고 나라에 기여했으면 당당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비굴한가. 역대 정권마다 전경련이 정권 앞잡이 노릇을 하니까 해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실무자인 이 부회장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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