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상설' '별도' 대립.. 국당 "靑에 시간 줘야"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악화되는 국민 여론 앞에 새누리당이 백기를 들면서 여야3당은 최순실 국정개입 사태 앞에 일단 손을 잡았다. 그러나 각기 다른 셈법을 구사하면서 '한지붕 세가족'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8일 "상설특검은 불공정하지 않다"며 "대통령 입맛에 맞는 검사를 고를 수 없다. 여야가 합의해 두 사람을 올리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설특검을 요구하는 여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별도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28일 "조사에 협력해야 할 대통령에 특검을 임명하라는 코미디"라며 상설특검 권한을 대통령이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특검을 형식적으로 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비박(非朴)계는 8.9전대로 상실한 당내 권력을 되찾으면서도 내년 대선 등 넓은 시각에서 대통령은 일정 보호하려는 것으로, 더민주는 기세를 몰아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비박 모두 제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3당 중 표면적으로나마 특검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곳은 국민의당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 날 "우리가 특검을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선(先) 검찰수사, 후(後) 특검이 (옳은 것이) 아니겠나. 현실적으로는 (특검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중립거국내각을 빨리 구성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다. 이렇게 할 때 국민의당은 협력할 것"이라며 특검 유예 주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중립거국내각 관련 '생각할 시간'를 주려는 차원임을 시사했다.

국민의당은 정부여당은 일정부분 돕고 더민주와는 거리를 둠으로써 중립거국내각에서 더민주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문재인 북한 결재' '최순실 국정개입' 등으로 극한의 감정싸움을 벌인 반면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이렇다 할 큰 마찰을 빚은 적은 없다. 3당의 서로에 대한 감정이 그대로 표면에 드러나는 형국이다.

여야3당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세균 국회의장은 31일 각 당 원내대표와 만나 국정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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