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충주방송국 김지원 아나운서


[투데이코리아 충북=박미지 기자] 정보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아나운서는 선망의 직업이다. 인기가 많아지면서 곳곳에 생겨난 방송 아카데미 수강료는 수 백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1차 서류 통과 후 면접 비용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대여까지 합하면 몇 십만원은 기본이다.

게다가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꿈을 가져도 무엇을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포기하는 이들도 많다. 모두들 아나운서가 되려면 무조건 서울을 가야한다고 외친다.

KBS 충주방송국 아나운서 김지원(29)씨. 주변에서 코웃음 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당당하게 ‘방송인의 꿈’을 이뤘다. 그녀를 만났다.


KBS 충주 방송국 아나운서 김지원



Q.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솔직히 말하면 소통의 창이 되겠다는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학창시절 교내에 울려 퍼지는 내 목소리가 좋았던 그 순간부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아직도 나는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올 때, 내 손에 마이크가 쥐어질 때 황홀함을 느낀다.

Q. 꽤 오랜 시간 준비했다고 들었다. 합격했을 때 주변반응이 궁금하다.
처음에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했을 때 코웃음 친 사람이 더 많았다. ‘어디 한 번 두고 보자!’하는 마음으로, 포기하고 싶을 때도 그 사람들의 표정을 떠올리며 오기로 버틴 적도 있다. 그들이 가장 놀랐다. 정말 해낼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며 대단하다고 인정해주었다. 스스로 기특하고 대견했다. 그리고 가장 기뻐해준 분은 역시 부모님이다. 의연한 척 했지만 여러 곳 이직하며 버티고 있던 첫 딸을 보면 꽤나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두 분 좋아하는 모습에 나의 기쁨이 두배가 되었다.

Q.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환경이 열악하다고 들었다. 힘든 점은 없었나?
정보에 뒤처지는 순간 불리해지는 일이라 쉽지는 않았다. 문득 나를 돌아보니 ‘노답’, 정말 답이 없었다. 입사하고 싶은 방송국의 기준은 아주 높은데 늘 제자리걸음 하는 나를 보며 하소연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로 올라가는 것 또한 명확한 해답은 아니었다. 내가 찾은 해결책은 ‘경험’을 쌓아나가는 거였다. 사장님을 포함해 직원이 총 6명인 곳에서 시작했다. 방송시설 장비 등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휴가도 없는 아주 열악한 환경이었다. 하나씩 극복하다 보니 울산, 대구, 포항 등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 후 울산 MBC 리포터, 생방송 아침 프로그램 MC, 신한금융투자 사내 아나운서로 한 계단씩 올라갔다. 수 많은 경험들이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지방에 있기 때문에 불가능 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에게 주어지는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Q. 준비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졸업 후 처음 준비를 시작했을 때는 힘들지 않았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아나운서처럼 꾸미고 면접을 볼 때 평소보다 예뻐진 나의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실패가 반복되자 자책도 많이 하고 치열하게 고민했다. 귀가 얇은 편이라 아카데미를 기웃거리기도 하고 공부 방법을 바꿔보는 등 남들 이야기에 신경쓰고 눈치보며 중심을 잡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많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 건 좋다.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서 그 길을 따라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잘 하고 있다’ 라는 믿음.

Q. 꿈을 이뤄내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을 꼽아보면 언제인가?
뉴스 진행과 라디오 프로그램을 할 때 욕심이 점점 더 많이 생긴다. 보람을 느낄 때는 시청자와 청취자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 줬을 때다. 마음이 통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나운서는 늘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다. 단순히 원고를 읽는 게 아니라 원고 내용을 숙지하고 말을 전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또 그 말이 시청자나 청취자에게 어떻게 다가갈 지 고민해야 한다.예를 들어 지금 맡은 프로그램 중 하나인 1시간짜리 라디오 정보 프로그램을 두고 설명해 보겠다. 매일 우리 지역의 다양한 소식들 그리고 이슈가 되는 주요 현안들에 대해서 전문가와 인터뷰를 나눈다. 얼마 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에 대해 관련 전문가와 15분 정도 인터뷰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여기서 아나운서의 역할은 첫째, 김영란 법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인터뷰 대상인 전문가는 법 제정에도 참여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사항을 모두 알고 있고 다 얘기해 줄 수 있지만, 아나운서가 질문하지 않으면 답변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이끌어냈다면, 다음 에 청취자들이 속으로 궁금해 했던 것을 진행자가 속 시원하게 풀어내 줘야 한다. 청취자 입장 혹은 대중의 입장에서 궁금한 점들을 생각해 두고 질문해야 한다. 대중을 대신해 마이크를 잡은 진행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한다.

Q.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한 분야에 특화된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보고 내게 가장 잘 맞는 분야를 찾고 싶다.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두 가지 다 만족할 수 있는 나만의 것을 꼭 찾겠다. 기본 실력을 쌓고 전문적인 지식을 더해 프로다운 프로가 되고 싶다.
<사진제공 = 충주KBS>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