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이미숙 기자]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전날까지 발표된 여론조사와 투표 직후 출구조사도 모두 클린턴을 다음 대통령으로 지목한 것과는 사뭇 다른 ‘대반전’이다.

전날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는 클린턴이 트럼프에 앞선다는 것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6일 기준으로 클린턴의 당선 확률을 84%로 예상했고, 워싱턴 포스트와 CNN 방송 등 다른 주요 언론도 클린턴의 승리를 전망했다.

막상 개표를 시작하자 상황은 예상을 빗나갔다. 초반 엎치락 뒤치락 하던 판세는 트럼프가 주요 경합지역인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에서 모두 승리를 획득하자 이후 트럼프쪽으로 점차 기울어졌다. 특히 민주당 텃밭으로 여겨지던 지역까지 트럼프에 내주면서 힐러리의 반전 가능성은 멀어져갔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로써 세계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스피지수를 비롯해 일본, 중국, 호주 등 아시아증시의 주요 지수가 폭락했다. 선거일 다음 날 개장하는 뉴욕증시가 ‘검은 수요일’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가 공격하던 멕시코의 페소화는 폭락했고, 세계 시장의 자금은 안전한 자산을 찾아 엔화와 금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던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판 고립주의다. 이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 지난 6월에 치러진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결과는 고립주의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언론과 전문가의 예측을 모두 빗나갔다는 것도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의 공통점이다.

막말과 여성비하 논란으로 공화당 정치인들조차 등을 돌린 트럼프를 미국 국민들이 선택했다. 일등 국민임을 자부하고 세계화를 부르짖던 미국인들이 미국에 이익이 되지않는 것은 모두 버리겠다고 하는 트럼프의 공약을 추종하리라 예상치 못했다.

미국인들 현실이 팍팍하고 삶이 고달프다는 것이 이번 트럼프 선거 결과에 드러난 의미일 것이다. 무슬림 추종자들의 잇따른 총기난사 사고가 가까운 이웃집에서 들리고, 백인 경찰을 향한 흑인사회의 반감은 커지고 있다. 저렴한 중국산 수입품이 쇼핑몰마다 가득하고, 생산 현장을 점령한 히스패닉 이민자들로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에 정치인들이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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