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9일 JTBC 보도로 공론화.. 12일 촛불民心 폭발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최순실 사태가 최초로 외부에 불거진지 14일로 28일째가 됐다. '대통령 탄핵·하야'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최순실 사태가 처음 공론화된 때는 10월 18일이다. 이 날 경향신문은 독일에 최 씨의 유령회사 비덱(Widec)스포츠가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이튿날인 19일 JTBC가 최 씨 최측근인 고영태 씨의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열람하고 수정했다" 발언을 보도함에 따라 사태는 본격화됐다.

심상치않게 흘러가자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 자금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처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일에는 이원종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연설문 수정'에 대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24일 JTBC가 최 씨 소유의 태블릿PC 존재를 보도하면서 여론은 폭발했다. 25일 박 대통령이 1차 대국민 사과에 나서면서 사실상 '비선실세'를 인정함에 따라 민심(民心)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26일 새누리당도 '최순실 특검' 수용 입장을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같은 날 한겨레신문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28일부터 각 계의 증언이 물밀듯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고영태 씨는 L그룹을 만나 70억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SBS는 최 씨 조카인 장시호 씨가 (사)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무총장에 임명됐었다고 보도했다.

최 씨 소유회사인 더블루케이의 초대대표 조모 씨는 "청와대 수석들이 최 씨 허락을 받고 만났다"고 밝혔다. TV조선은 최 씨가 치킨기름 묻은 손으로 담배를 피면서 대통령 의상을 만드는 영상을 폭로했다.

박 대통령은 이 옷을 입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이 날 박 대통령은 백기를 들고 청와대 수석들의 일괄사표를 지시했다. 최 씨와 박 대통령 연결고리 역할을 하던 '문고리3인방'도 사표를 제출했다.

29일에는 방송인 겸 헬스트레이너 정아름 씨가 "늘품체조는 차은택 씨가 처음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같은 날 오후 6시부터 최순실 사태 관련 최초 촛불집회가 열렸다.

'치킨기름 묻은 손으로 대통령 의상을 만든'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의 분노 때문인지 귀국을 지속 거부하던 최 씨는 30일 오전 7시37분경 영국에서 자진귀국했다.

검찰은 횡령·배임 등 10여개 혐의를 검토한 뒤 이 날 밤 11시57분 최 씨를 긴급체포했다.

최 씨는 검찰 출석 와중에도 명품 신발 등을 착용한 것으로 확인돼 딸 정유라 씨의 "능력 없으면 너네 부모를 원망해" 발언과 겹쳐 공분(公憤)을 일으켰다.

분노가 어느 정도였는지 11월 1일 오전 8시30분께 40대 남성이 포크레인을 끌고 대검찰청으로 돌진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 남성은 "최순실 죽이러왔다"고 말했다.

1일 박 대통령 동생 박근령 씨 내외는 최 씨 부친 최태민 씨가 故 육영수 여사 사망 이전부터 박 대통령에게 접근했다고 폭로했다. 박 대통령 재무부터 의상까지 수십년 간 최태민 일가가 관리했다며 "오장육부"로 표현했다.

이 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최 씨 관련 국정조사 및 특검에 합의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이른바 '최순실 예산'인 케이밀 관련 사업 예산 20억5천만 원 전액 삭감을 의결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우리 외교안보 태세에 대한 불필요한 우려가 확산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에 적극 설명하라"는 지시를 재외공관에 내렸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무수석 재임 기간 11개월 동안 박 대통령을 한 번도 독대한 적 없다고 증언했다. 문체부는 공모절차 없이 차은택 관련 법인사업에 15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날 박 대통령 지지율은 임기 최초로 한 자릿수(9.2%)로 떨어졌다. 한 언론은 최 씨가 청와대에서 잠까지 잤다고 보도했다.

2일 검찰은 최 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대통령은 내각 쇄신을 단행해 노무현 정부에서 근무한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국무총리 후보자에 내정했다.

그러나 여당은 물론 황교안 총리까지도 이를 사전통보받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야당은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명한 내각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면서 인사청문회를 거부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비박(非朴)계의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이 날 최 씨가 비덱스포츠를 통해 몇몇 기업들로부터 거액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C그룹이 1조4천억 원을 투자한 K컬처밸리 사업도 차은택 씨가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종범 전 수석은 K재단 관련 일부 보고를 대통령에게 하지 않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3일 최 씨는 검찰에 전격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날 박 대통령은 새 대통령비서실장에 한광옥 전 김대중정부 비서실장을 기용했다.

검찰은 스포츠 분야 이권을 챙긴 혐의를 받는 최 씨 조카 장시호 씨 수사에도 착수했다. 안민석 더민주 의원은 연예계에 '최순실 라인'이 있다며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2017년 집행할 '최순실 예산'이 5260억 원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더민주는 이들 예산을 솎아내 삭감하기로 했다.

이 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최 씨 영향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를 내놓은 점을 시인했다.

박 대통령이 호텔에서 몇몇 기업 총수들을 만나 미르·K재단 기부를 요청했다는 보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언론 동향을 최 씨 측에 알려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날 밤 '문고리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비서관이 체포됐다.

4일 박 대통령은 2차 대국민 사과에 나서서 검찰 조사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한국갤럽은 박 대통령 지지율이 5%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긴급체포된 안종범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강요미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연예기획사인 YG가 최 씨 측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에는 최 씨가 차명계좌로만 금융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TV조선은 "(최태민 씨는) 사이비종교 지도자가 아니라 정식 기독교 목사였다. 이상한 사람이면 상대 안했을 것"이라는 월간조선 2002년 4월호 박 대통령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6일 정현식 전 K재단 사무총장은 권력실세를 모두 공개했다. L그룹이 3개월 간 버티다가 결국 70억 원을 출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 동아일보는 최 씨가 '사실상의 대통령'이었다고 보도했다. K재단과 더블루케이가 포스코에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이유가 50억~60억 원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대통령 탈당을 공식요구했다. 다만 박 대통령 지지율은 리얼미터 조사 결과 11.5%로 반등했다. 서울대 교수 728명은 박 대통령의 국정 중단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8일 "박 대통령이 먼저 도와달라 했다"는 최 씨 진술이 보도됐다. 같은 날 차은택 씨가 귀국했고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 날 박 대통령은 임기 중 최초로 국회를 방문해 국회 추천 총리 수용 의사를 밝혔다.

9일에는 최 씨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와 차움병원에 특혜를 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연설문 등을 최 씨에게 보여주라고 지시하는 육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정호성 전 비서관 휴대전화에서 확보했다.

11일 차은택 씨는 최 씨가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 문체부 장관 인사를 좌지우지했다고 증언했다. 차 씨가 밀라노엑스포 영상 제작 재하청업체 선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12일에는 경찰 추산 26만 명(주최측 추산 100만 명)이 참여한 민중총궐기·촛불집회가 열렸다. 당초 무난하게 진행됐으나 일부가 청와대 돌격을 수 차례 시도함에 따라 경찰 8명이 부상당하고 시위자 20여 명이 체포됐다.

13일에는 최 씨 재산 몰수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약 한 달간 급물살을 타던 최순실 사태 조사는 14일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또 수용시킴에 따라 변화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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