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자살' 이름 알려.. 이젠 자신이 단두대에

[투데이코리아=이주용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이 검찰에 구속된 가운데 그가 구축한 '왕국(王國)'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으로도 십수 명이 연루되어 있어 그들이 누구인지 한 눈에 파악하기는 지금으로서도 쉽지 않다.

본지(本誌)는 최순실의 주변인물들이 어떤 인물인지, '왕국'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장기간에 걸쳐 하나하나 짚어보려 한다.


우병우(1967~)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사 출신이다. 1990년 사법연수원을 19기로 수료하고 특수부 계통 검사로 주로 활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에 이른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유명세를 떨쳤다.

알려지는 바에 의하면 검사 시절 별명은 '기브스'였다. 오만한 성격 탓에 늘 목에 힘을 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실력은 좋은데 버릇이 없다" 등 악평이 이어졌다.

권력욕도 상당해 2004년에는 고위 공무원 모임에서 만취한 채 고령의 군수에게 "인사도 제대로 할 줄 몰라. 그래도 되는 거야?"라는 막말을 했다. 군수는 "부장님 죄송합니다"라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우 전 수석은 청와대 입성 후 독단적인 국정농단 혐의로 주목 받았으나 '최순실 사태'가 터진 후 최 씨와의 연관 가능성도 강하게 대두됐다.

구체적 물증은 아직 확보된 것이 없다. 다만 소문에 바에 따르면 우 전 수석 부인 이모 씨는 최 씨의 목욕탕 모임 '팔선녀' 멤버로 우 전 수석의 청와대 입성에도 이 팔선녀가 큰 역할을 했다.

11월 6일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주장에 따르면 CF감독 출신 비선실세 차은택 씨는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나"라는 우려에 "우병우가 봐주고 있다"고 귀띔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은 최 씨와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뒤늦게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검찰 조사에서 '팔짱을 낀 채로 웃으며' 응한 우 전 수석에 대해 검찰이 편의를 봐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이전부터 사정기관을 장악했다는 풍문이 나돌았다.

최 씨와의 관련성이 드러날 경우 우 전 수석은 중벌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받고 있는 혐의만 해도 10개 안팎에 이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혐의가 처가 부동산 매매 건이다. 우 전 수석은 서울 강남역 인근 1300억 원대 부동산을 상속세 문제로 인해 내놓았으나 2년간 매입자가 없어 골치를 앓았다.

그러던 중 넥슨이 갑자기 대출까지 받아가며 이 땅을 산 것이 문제시됐다. 현직 검사장으로는 사상 최초로 구속된 진경준 전 검사장 등 많은 사람이 연루됐다.

가족회사 논란도 있다. 지분율에서 우 전 수석 20%, 배우자 50%, 세 자녀 각각 10%씩인 주식회사 정강을 통해 80억 원대 미신고 자산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 본점 소재지에는 간판도 없으며 직원도 없으나 차량 리스료, 접대비, 통신비, 교통비, 차량유지비, 복지후생비 등으로 2억 원대 지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처음에는 단순히 위법하지는 않지만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절세' 의도였다는 평가였으나 점차 탈세는 물론 회삿돈 횡령·배임 의혹이 일었다.

우 전 수석은 아들 병역특혜 의혹도 받고 있다. 의무경찰로 복무하던 아들 우모 씨는 2015년 6월 무렵 서울지방경찰청 운전병이라는 '꿀보직'으로 전출됐다. 이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처제의 조세회피처 국적 취득 논란도 있다. 처제 이모 씨는 2013년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세인트키츠네비스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씨는 앞서 온두라스 위조 여권으로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넣었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력이 있다.

우 전 수석이 약 세 달 반 동안의 사퇴 압력 앞에서도 버텼던 배경에는 ▲사정라인 장악 ▲대통령 의지 ▲대통령 약점을 이용한 협박 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이 세 가지 보다는 최 씨가 우 전 수석 인사권을 휘둘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 전 수석 비리 의혹으로 인해 미르·K스포츠재단 논란을 덮으려 했다는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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