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朴 유승민파·김무성파 미묘한 갈등 기류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탄핵 표결 시간이 약 20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8일 국회 본회의에 제출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9일 오후 2시 이후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박 대통령의 '4월 퇴진' 발표가 늦어짐에 따라 당초 당론을 따르기로 했던 새누리당 비박(非朴)계는 탄핵 참여로 선회했다.

그러나 7~8일 탄핵안 내 '세월호 7시간' 삭제를 요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탄핵 부결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비박계는 '세월호 7시간' 포함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대선 승리를 위한 정략적 포석이라면서 자유투표에서의 다수 의원 탄핵 반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권성동 의원은 "세월호를 삭제했어야 한다"며 "탄핵 표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의결 정족수는 200석이다. 야3당과 무소속 의원 모두가 찬성한다 해도 172석에 그치기에 새누리당, 특히 비박계의 동참은 필수적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의도적인 '집단 반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의 부결설'은 야당이 조직적으로 반대표를 던져 일부러 탄핵을 부결시켜 새누리당 친·비박 간 자중지란을 만든다는 내용이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사이비가 판치는 국회가 되어서는 안 되기에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새누리당 친박(親朴)계는 190표로 부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중진 의원은 "비박계 중 내게 전화해 반대 의사를 밝힌 사람들이 있다"며 "꾸준히 설득작업을 하는 만큼 190표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도 '턱걸이'를 전망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200표를 간신히 넘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전히 탄핵에 부정적인 의원들이 존재함에 따라 불과 '1표 차이'로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멀박'인 비박계 유승민 의원은 청와대에 맺힌 감정이 있고 후폭풍을 염려해야하는 만큼 반드시 탄핵에 찬성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상술한대로 김무성 전 대표 등 '비주류 내 주류'는 '세월호 7시간' 삭제 거부를 계기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비박에서 유승민파를 빼고 나머지가 반대할 시 정말로 '1표 승부'가 이뤄질 수 있다.

탄핵 표결 시간이 임박한 가운데 9일 여야 의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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