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유승하 기자] 퇴임을 앞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내 마음은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여기 유엔과 함께 머물러 있을 것이다”며 “사무총장으로 일한 것은 내 평생의 영광이었다”고 고별 연설을 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에서 스스로를 “나는 유엔의 어린이(a Child of the UN)”라고 표현했다.


그는 자신이 6·25전쟁 후 유엔 지원으로 성장했다면서 “유엔이 표방하는 글로벌 연대는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유엔의 힘은 결코 추상적이거나 학문적이지 않은 내 삶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또한 반 총장은 한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반 총장은 “한국과 국민, 정부에게 가장 진심어린 감사를 드리고 싶다”며 “지난 10년 동안의 전폭적인 지원은 내가 세계 평화, 개발, 인권을 위해 자랑스럽게 일할 때 격려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은 “인간 존엄과 권리에 계속 초점을 맞췄으며, 취약층과 뒤쳐진 이들의 편이 되려고 노력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 미래 세대가 평화로이 살 수 있음을 확신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 재임기간 동안 전세계 금융위기와 전쟁, 난민 위기, 질병과 재난, 기후변화 등 엄청난 문제들을 만났지만 “생명을 구하고 수천 만명의 인명을 보호하는 데 힘을 모았다”고 회원국들에 감사를 전했다.


반 총장은 지구촌에 고통과 분쟁, 여성·아동에 대한 폭력과 착취, 인종 간 증오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모든 사람은, 어디에서든, 빈곤과 공포에서 벗어나 살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이런 목표·이상은 사치품이나 흥정물이 아니고, 오늘날 사람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며 필요로 하는 것이다”라며 “이 같은 원칙이 우리가 하는 일을 계속 이끌고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며 “이기심에서 비롯된 편협한 국가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하나의 세계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계 5개 지역 대표들이 반 총장의 공적을 평가하고 감사를 표하는 연설을 했다. 반기문 총장은 이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연설을 했다.


10년간 8대 유엔 사무총장직을 맡아온 그는 이달 31일 퇴임한다. 이달 20일 이후 한국 특파원과의 기자회견에서 반 총장은 대권 도전 등 향후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가장 우둔한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는 외신의 혹평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21일(현지시각)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 문제를 다루면서 반기문 총장에 대해 “그를 두둔하자면, 반 총장은 예의바르고 올곧은 성품으로 지난해 파리 기후변화협정 합의 같은 외교적 성과를 내기도 했다”고 평하면서도 “그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눌변이고, 의전에 집착하며, 자연스러움이나 깊이가 부족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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