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서소영 기자] 칠레의 한 방송사가 한국 외교관이 현지 소녀를 성추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외교관이 20일 국내로 소환 조치 됐다.

외교부는 현지 체류 중인 해당 외교관을 소환해 조사한 뒤 징계와 형사처분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외교관에게 성추행 당한 현지 미성년자들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칠레인들의 큰 분노를 사게 되자 유지은 칠레 주재 대사는 19일(현지시각) 피해 학생들과 가족, 칠레 국민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유 대사는 사과문에서 "본인과 한국대사관은 해당 외교관의 불미스러운 행위로 피해 학생과 가족분들을 포함한 칠레 국민에게 큰 상처와 충격을 야기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번 비위행위에 대해 법령에 따라 엄중하고도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칠레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칠레 양국 간 양호한 관계가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사진의 영상분은 칠레 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 예고편으로, 칠레 주재 공관에서 근무하는 외교관의 얼굴이 그대로 방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 속 외교관은 현지 소녀와 대화를 나누는가 싶더니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을 시도 하며 손목을 잡고 억지로 실내로 끌어당겨 어깨를 감싸기도 한다.

프로그램 제작자가 촬영 사실을 알리자 성추행한 외교관은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괴로워하다가 '포르 파보르'(Por favorㆍ제발 부탁한다)를 내뱉으며 통사정하는 모습까지 담겼다.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던 이 외교관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제보를 받은 방송사가 다른 소녀를 해당 외교관에게 접근시켜 함정취재를 통해 성추행 장면을 포착했다.

칠레는 케이팝(K-Pop)을 시작으로 한류의 빠른 확산과 한국 드라마 팬클럽의 폭발적인 증가가 등 한류 열풍을 선도한 국가다.

하지만 외교관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반한(反韓) 감정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