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이미숙 기자] 되돌아보면 올 한해 유난히 몰락한 인물들이 많았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쁨과 희망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촛불민심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한 시국이다.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했던가. '2016년 환하게 떠오른 별들'을 모았다.

'평화시위 새 역사' 촛불 든 시민들

10월말부터 시작된 촛불집회는 민주주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쓰레기와 폭력이 없는 평화의 시위였고 가족이 손잡고 참여하는 축제였다. 1000만명이 참여하는 평화 시위로 실의에 빠졌던 대한민국이 살아나고 있다.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있게 간다'라는 말처럼말이다.

'이게 나라냐'고 한탄하고 자괴감에 빠진 국민들이 스스로 일어서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아름답고 감동스런 2개월이 흘러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낸 한국의 촛불집회가 독일 공영방송이 꼽은 올해의 좋은 소식에 선정되었다. 외국인들도 감동받고 있다. 한국민의 놀라운 저력에.

'급부상 대선후보' 이재명

촛불 민심을 타고 급부상한 유력대선 후보가 등장했다. 제2의 노무현처럼 '돌풍'을 일으키며 기존 판세를 뒤엎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가장 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며 '사이다 발언'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대선후보로 거론은 되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 시장은 촛불 정국을 거치면서 지지율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 시장은 연일 언론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적극적인 SNS행보도 관심을 끌어모은다. 이 시장은 “청와대를 나오는 순간 바로 구치소로 보내야 한다”며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본인은 국민들의 '머슴'이라고. 머슴이 주인인 국민들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반영한다면 국민들도 응답할 것이다.

'뉴스룸' 손석희

‘최순실’이라는 이름에 ‘비선실세’라는 수식을 덧씌우고 국민들을 촛불 현장으로 이끈 배경에는 손석희 사장이 이끄는 JTBC ‘뉴스룸’의 태블릿PC 보도가 결정적이었다.

‘보고 들어도 차마 믿을 수 없는’ 최순실의 국정개입 의혹은 10월 24일 JTBC 취재팀이 최순실의 태블릿PC를 입수해 분석했다는 보도로 확정되었다. 이때부터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나와 박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국민들의 뉴스채널 선호도에서는 JTBC가 45%로 압도적이다. 2위인 KBS의 18%보다 3배 가까이 앞선 것. 시청률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국민들이 종합편성채널의 뉴스를 MBC나 KBS등의 뉴스보다 더 많이 선호하고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이나 했던가. 손석희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단언할 뿐.

'맨부커상' 한강

소설가 한강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소식은 너무 놀라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을 받아든 한국인 최초의 작가가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현대문학 중 가장 특별한 경험”이라고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격찬했다.

무려 11년 전에 세상에 내놨던 그의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2016년 대한민국 출판계를 달궜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올해 총 68만부가 팔리며 가장 많이 판매된 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일 뉴욕타임스는 ‘2016년 최고의 책 10권’에 '채식주의자'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알파고와 싸운' 이세돌

지난 3월 ‘인간 대 컴퓨터’라는 세기의 대결은 온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한민국의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이었다. 앞서 알파고는 유럽 바둑 챔피언이었던 중국계 프로기사 판후이에게 5전 전승을 거뒀다.

전세계는 ‘인간 대표’인 이세돌에게 기대를 걸었다. 구글은 승률을 50대 50이라고 했다. 딥러닝을 통해 ‘실제 대국에서 사람을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알파고를 상대로 이세돌은 다섯 번의 대국을 치렀다. 결과는 1승 4패. 알파고의 승리. 3번째 대국에서 패한 후 그는 “이세돌이 패한 것일 뿐 인간이 패한 것은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마지막 대국을 불계패로 마무리 지으면서 이세돌은 “이번 대국은 원 없이 즐겼다”고 했다. 알파고와의 승부 이후 이세돌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전세계가 주목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태후' 송중기

드라마 '태후'는 한국에서 시청률 30%대를 기록하며 '하태 핫태' 그 자체였다. 이 드라마가 한국에 이어 중화권을 강타하면서 주연배우 송중기도 '대륙의 남자'가 되었다. 특전사 장교 유시진 역을 선택한 송중기는 영리하고 유머러스한 군인 역할로 여심을 녹였다.

중국여성들이 너도나도 송중기의 아내를 자처하며 스스로 송씨 부인을 뜻하는 ‘송타이타이’라고 부른다는 현지보도가 잇달았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송중기와 주연 여배우 송혜교는 중국어권 시장을 목표로 한 글로벌 기업 브랜드 광고모델이 되었다. 특히 송중기는 광고모델료와 행사출연료 등을 포함해 올 한해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잘생기고 돈 많고 유머까지 갖춘 남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착한' 박보검

박보검은 올해 드라마와 예능 등 다양한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는 올해 초 방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천재 바둑기사 택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하반기에 방송된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는 지상파 첫 주연작에 꿰찼다. 극 중 박보검은 김유정과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는 물론, 왕세자 이영 역을 멋지게 소화하며 ‘응답하라 1988’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두 편의 드라마로 올해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오른 박보검은 예능에도 출격하며 시청자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갔다. 박보검은 tvN 예능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와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 등에 출연하며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매력을 드러냈다.

'예의바르고 착한' 박보검은 시청자들과 방송관계자들 사이에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어 그의 인기는 당분간 콘크리트처럼 단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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