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해야 할 과제들만 남긴 2016년"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병신년(丙申年)인 올해 한국 경제는 사상 최악의 사태를 맞이했다.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청문회에 일시 참석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으며, 55년이 역사를 자랑해오던 전경련 역시 올해 막바지에서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전세계의 70%를 수주하던 조선업이 수주가뭄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 등이 진행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됐다. 이 외에도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으로 인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앞날도 불투명하게 됐다.

이에 본지는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국의 경제 상황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1.'사상초유의 사태' 대기업 회장님들의 청문회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롯데, 한화, LG 등 9개 그룹 총수들이 대거 참석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청문회에 일시에 소환된 것은 처음인 만큼 국민적인 관심이 쏠렸다.

이 자리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회장)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청문회 특위 위원들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가성을 바라고 거액의 출연금을 낸 것이 아니냐는 추궁을 당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전경련 해체'문제도 불거졌다.

2.55년의 역사 '전경련' 이대로 해체?



대기업 총수들이 소환됐던 청문회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해체' 해야한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경련을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구본무 LG 회장은 "전경련은 기업간 친목단체로만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 27일 LG 측은 9개의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전경련을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LG그룹의 행보에 전경련 탈퇴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전경련은 55년만에 존폐위기에 놓였다.

3. 대가성과 특혜의혹에 '미르·k스포츠재단'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던 것 중에 하나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대기업들의 출연금이 강제성이나 특혜성을 띄웠는지였다.

이와 관련해서 출연금을 냈던 대기업 총수들은 청문회에 출석해 대가성 의혹이나 최순실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또한 재단에 출연금을 모은 것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비선실세 최순실 역시 자발적인 모금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이 과정에서 강제성이 있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4.면세점 발표와 '최순실 게이트' 특혜 의혹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서울 시내 면세점'이 최순실 게이트가 수면 위로 드러난 직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낸 기업들에게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지난 17일 발표를 앞두고 있던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도 미뤄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번 입찰 역시 '미르·K스포츠'재단과 연관이 있으며 특정 기업을 정해두고 입찰을 진행하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은 예정대로 17일에 진행됐으며, 롯데면세점·현대백화점·신세계디에프 등이 선정됐다.

5. 조선·해운업계의 '몰락'…사상 최대의 위기



올해 조선·해운업계는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조선업은 전 세계 선박의 70%를 건조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계속되는 수주가뭄으로 인해서 적자만 기록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업 등 조선 빅3는 자산을 매각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전체 조직을 뜯어고치는 대안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해운업계 국내 1위를 달리던 한진해운은 지난 8월 법정과리를 신청하기도 했다.

6. 이재현 CJ 그룹 회장, 지병으로 인한 광복절 특별 사면?



지난 2013년 비자금 조성·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이재현 CJ 그룹 회장이 3년만에 광복절 특사로 특별사면됐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측은 "이재현 CJ회장의 지병 악화 등으로 사실상 형 집행이 어렵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감안해, 인도적 배려 및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의미에서 사면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재현 회장은 2013년 7월 구속된 이래 대부분 기간 동안을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 받으며 재판을 받아왔다. 현재 이재현 회장은 희귀병인 사르코마리투스 (CMT)와 만성신부전증을 앓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비운(悲運)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檢 조사까지



올해는 롯데그룹에게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경영권 분쟁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경영비리 의혹으로 인해 대대적인 검찰 수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신격호 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롯데면세점·백화점' 로비 의혹으로 구속됐으며, 롯데오너 일가가 줄줄이 검찰에 소환됐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던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이인원 부회장이 자살했다.

하지만 롯데 총수 일가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한국 롯데 경영에 관연하지도 않고 약 400억원의 급여를 받아온 신동주 전 부회장은 "급여가 지급돼 온 것을 늦게 알았다"고 해명했다.

8. 'AI 계란대란'에 직원들 애사심 이용한 SPC?



전국적으로 퍼진 AI로 인해서 계란 품귀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제과업계 1위를 달리는 SPC가 직원들에게 계란 사재기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지난 21일 한 매체는 SPC그룹의 직원들이 마트에서 달걀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SPC 측은 계란부족 현상에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계란을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달걀 사재기'에 대한 SPC측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포장된 30구들이 달걀 한 판을 우선사되, 없을 때는 15구들이 살 것'과 같은 내용을 포함해 포장 규격, 구입처, 결제 방법, 수집 장소, 수집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SPC그룹이 AI로 인한 계란 파동으로 빵의 일부 품목 생산을 중단하는 초유를 타계하고자 이런 일을 벌인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서민들이 살 계란도 부족한 상황에서 대기업이 직원들을 이용해 사재기를 감행했고 거짓말을 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9. '3·5·10'의 김영란법



'부정청탁 없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진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됐다.

공직자 등에 대해 3만원 이상 식사접대 금지, 5만원 이상 선물 금지, 10만원 이상 경조사비 금지 등을 골자한 해당 법안으로 인해서, 소비심리 역시 얼어붙었다.

특히, 각 기업의 대관업무나 홍보업무를 하는 담당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기업 사보를 만드는 사람까지 언론인으로 규정하는 탓에 사보를 업센 기업들도 생겨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의 세부적인 조항을 수정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0.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성 보복? 한한령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배치 문제가 불거지던 시점부터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중국 당국이 경제적인 보복의 한 방편으로 한한령(限韓令) 조치을 내렸기 때문이다.

한한령(限韓令)이란 한류를 제한하는 명령으로서 중국에서 수출되고 있는 드라마와 영화, 광고 등 한류 콘텐츠 방송을 금지하고 한류 스타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현재까지 한한령(限韓令)이 공식 문건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구두로 각 지방 방송국 책임자에게 관련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중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관광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요우커의 발길을 뚝 끊어버릴 거라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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