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의 추가적인 경제제재에 대한 대응책 없어" 



[투데이코리아=선다혜 기자] 지난달 17일 면세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이 진행됐다. 면세점 낙찰에 '최순실 게이트'가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이를 무산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와 만류 속에서도 시내 면세점 입찰은 진행됐고, 영광의 주인공으로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차지했다.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에 낙찰 받은 기업들은 각기 다른 포부를 내세우며 올해 목표를 세웠다. 특히, 193일만에 면세점을 되찾은 롯데면세점 측은 지난 5일 면세점을 개장하고 "올해 매출을 지난 2015년의 두배인 1조 2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신규 시내 면세점에 대한 면세업계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앞서도 면세업계는 여러차례 신규 시내 면세점 입찰을 반대해왔다.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인해서 면세업계 전반의 경영 환경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쟁자만 더 늘리는 꼴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측이 한국 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확정한 뒤부터 경제 보복으로 '한한령'은 꾸준히 언급돼왔다.

한한령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확실시 되면서 국내 면서업계 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해있는 뷰티, 엔터테인먼트, 면세 사업에 영향을 미칠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 관광객인 요우커들에게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업계 경영악화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말이 나왔다.

더욱이 중국은 한한령 뿐만 아니라 1월 한국행 전세기 운항에 대해 모두 불승인하는 등 경제제재를 가속화하면서, 중국시장과 관계된 관광·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휘청거릴 것이라는 불안감을 부추겼다.

물론, 아직까지 면세업계 전반적으로 한한령이나 전세기 운항 불승인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의 춘절을 앞두고 전세기 운항 불허 결정이 내려진 것은 요우커 특수를 앞두고 있던 관광·유통업계는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수료를 더 많이 지급해 단체 여행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신규면세점들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며 "면세점 매장 수가 늘어난 상태에서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마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규 면세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드 보복과 관련해 체감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 개별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단체 관광객보다 영향을 덜할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겨냥한 마켓팅을 강화하고 고객 국적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외적인 악조건에도 면세점 입찰은 진행됐지만 예후는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 이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며 대기업들의 각광을 받았던 서울 시내 면세점이 낙동강 오리알에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요우커들이 정치적 상황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만큼 중국이 추가적인 경제 보복에 나선다면, 길이 끊기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국내 면세점들은 요우커들에게만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뚜렷한 대응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신규 시내 면세점을 늘린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나눌 수 있는 파이는 줄었는데 공급량만 늘린 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이 추가적인 경제보복에 나선다면 기존의 시내 면세점도 앞날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면세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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