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만연' 北中국경 군복무지로 가장 선호"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17일 바른정당 간담회에서 북한 체제를 생생히 고발했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북한은 불만계층들을 군복무 시 휴전선 일대로 배치하고 있다. 사실상 6.25전쟁 재개 시 '총알받이'로 쓰려는 의도다.

휴전선 일대로 배치하려 하면 모두가 꺼려한다. 휴전선 일대의 70만 병력은 대다수가 '천치'다.

북한 청년들은 대신 북중(北中) 국경 복무를 선호한다. 탈북자나 밀수업자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군에서 돈을 벌어 장가 밑천을 삼으려 하고 있다.

때문에 휴전선에 배치된 장병들도 '뒷돈'에 혈안이 돼 있다. 오히려 북중 국경보다 휴전선을 '돈의 힘'으로 뚫기 쉬울 정도다. 다만 휴전선에는 지뢰가 다수 매장되어 있어 월경은 쉽지 않다.

태 전 공사는 휴전선 장병들을 대상으로 전단이나 현금을 살포하면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현금 10달러를 뿌리면 지휘계통은 병사들에게 얼른 돈 주워오라고 할 것"이라며 "중간에서 떼먹으면 군단장에게는 100 중 10장 정도나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에 의하면 북한은 또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 매체가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문수물놀이장 건립으로 인근에 전기 공급이 끊겨 주민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이 물놀이장 하나를 위해 대동강구역, 문수구역 전기를 모두 끊었을 정도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집 주변에 큰 시설이 들어오게 되면 도리어 꺼려한다. 당국도 '혜택'을 받는 평양시민 수를 줄이기 위해 수년 전 대대적인 행정구역 개편을 했다.

2013년 평양 대동강구역에 개장한 문수물놀이장은 '호화' 그 자체다. 야외풀장, 인공폭포, 탁구장, 배구장 등을 갖추고 있다.

김정은은 2013년 9월에만 3차례 방문할 정도로 집착했다. 조선중앙방송은 개장 후 3년간 약 180만 명이 방문했다고 주장했다.

태영호 전 공사에 따르면 '공산주의와 이조 조선이 결합된' 봉건 노예사회 시스템에서 고위관리들은 월급만으로는 살 수 없어 '자력갱생'이 일상화 되어 있다.

태 전 공사는 탈북 직전 외무성 부국장까지 승진해 북한 돈 2900원의 월급을 받았다. 그러나 이 돈으로는 '국밥 한 그릇도' 사먹을 수 없었다.

때문에 주민들은 새벽 4~5시에 기상해 집 텃밭에 거름을 주고 강냉이, 파, 토마토 등을 가꾼 다음 오전 8시에야 직장에 나가 대충 일하다가 오후 10시 귀가해 돼지를 키우는 등 '돈 벌이'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공동농장 강냉이는 30cm밖에 안 자라지만 집 텃밭의 강냉이는 1m도 넘게 자란다.

이러한 자본주의적 풍조 앞에 수십만~수백만 명이 굶어죽은 90년대 '고난의 행군'과 같은 사태는 재발하지 않을 것으로 태 전 공사는 내다봤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북한에도 '실세'는 존재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들이다. 이들은 인사, 표창, 책벌 등을 담당한다. 조직지도부는 김정일 시대부터 선전선동부와 함께 핵심으로 운용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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