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력 부족해 죄송' 피켓 등장.. 작년 운동권 학생회장 당선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작년 11월 말, 8년만에 운동권 총학생회장을 선택한 조선대 학생들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조롱 시위'를 벌였다.

반 전 총장은 18일 광주 소재 조선대를 찾아 '청년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앞서 일부 학생들은 반 전 총장 앞에서 '아직도 노오력이 부족해 죄송하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노오력'은 기성세대가 청년층에게 무조건 노력만을 강요한다는 주장 아래 나온 신조어다.

이들은 "친박 반기문 물러나라" "조선대에서 나가라" "청년 문제 모르는 반기문 물러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강연장에도 조선대 학생은 드물었다. 80% 이상은 외부에서 온 중장년층이었다. 방학 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전 유엔 사무총장' 특강 치고는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 전 총장은 특강에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 것"이라며 "해외로 진출해 어려운 곳도 다녀보는 스피릿(정신)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년층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열정을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엮으면 여러분 장래도 성숙할 수 있다"며 "'삼포 세대' 현상이 있는데 이 사회에는 여러 기회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삼포 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경향이 강한 젊은층을 가리킨다.

조선대는 작년 11월 말 총학생회 선거에서 8년만에 운동권 학생회를 선택했다.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한 국어교육과 3학년 김모 씨(女)씨가 회장에 당선됐다.

재학생 박모 씨는 "말 타고 이화여대 들어간 정유라가 금수저, 흙수저 논란과 함께 청년들 가슴에 불을 지폈다"며 "깨어난 정치의식이 운동권 후보에 대한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거의 모든 청년층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사회 이슈'에 적극 참여하는 가운데 사실상 모두가 '운동권'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회주의 성향의 민중민주파(PD), 종북 성향의 주체사상파(NL)로 크게 양분되는 운동권에서는 모든 청년층의 사회운동 참여를 유도해 우군으로 포섭한다는 전략이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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