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통령 제1임무는 '이념투쟁'.. 正道만 걸어 패배"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바른정당 창당 등 '보수 분열' 사태 앞에 많은 보수층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지세력 이탈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지지율은 동반하락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독주(獨走) 천하'를 야기했다.

리얼미터가 16~18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보수층에게 있어서 참담하다. 새누리당은 전주 대비 0.3%p 하락한 12.5%에, 바른정당은 2.5%p 하락한 8.8%에 그쳤다.

두 정당 지지율을 합해도(21.3%) 민주당 지지율(36.1%)에 크게 못미친다.

보수층 사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책임을 묻는 준엄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과오를 탓하기보다 '안일했던' 태도를 비판하는, 그리고 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다.

이러한 가운데 무명(無名)의 한 보수 논객(論客)의 글이 많은 공감을 얻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본지(本誌)는 '보수 정치세력의 총붕괴와 朴槿惠(박근혜)의 책임'이라는 제목의 이 글을 3회에 걸쳐 살펴보면서 보수층 분열 원인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좌익(左翼)과 싸우는 방법을 몰랐던 朴대통령"

이 글의 필자는 "박 대통령은 선의(善意)는 있었지만 좌익과 싸우는 방법을 몰랐다"고 지적한다.

필자에 따르면 탄핵소추안 통과에는 보수언론의 폭로, 비박(非朴)계 이반(離叛)이 결정적이었다. 박 대통령은 보수진영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을 막지 못해 무력화됐다.

필자는 "정치에서는 바깥의 적(敵) 10명보다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위함하다"고 강조한다.

또 한 중국공산당 간부는 한국 탄핵정국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고 밝힌다.

"권력자는 선전부를 장악하지 못하면 끝난다" "민중을 화나게 하면 당한다" "박근혜 인민재판은 문화대혁명 때 유소기(劉少奇. 류샤오치. 국가주석 역임. 마오쩌둥과의 권력투쟁에서 패함) 인민재판과 흡사하다"

필자는 '선전부 장악'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언론을 장악하기는 커녕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다가 종국에 언론에 장악된 것을 평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민중의 분노'와 관련해서는 "중국 권력자들은 민중을 달래기 위해 여러모로 신경 쓴다. 만만하게 보여서도 안 되지만 오만하게 보이면 더 안 된다.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 군주론의 저자)가 얘기했듯 권력자는 원한 사는 일, 경멸당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해설했다.

'인민재판'에 대해서는 "한국 사태를 보면서 '국민이 성숙하지 못한 곳에서 미국식 민주주의는 맞지 않는다. 중국식 지도체제(공산당 1당 독재를 뜻함)가 적합하다'는 확신을 더욱 굳혔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필자는 이를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는 뜻은 좋았지만 능력이 부족했다"고 비판한다.

"국가정체성 확립, 비효율적 제도 개혁 의지는 국가경영술 미흡으로 제대로 실천되지 못했다"며 "박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의 제1임무가 '이념투쟁'이라는 점을 몰랐다"고 지적한다.

필자에 의하면 마오쩌둥(毛澤東)은 '정치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라고 규정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노동당 및 추종세력과 싸워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기득권 세력과 싸우는 개혁을 하려면 '싸움의 기술'을 익혀야 하는데 초보적 개념조차 없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그가 상대한 세력의 정체는 계급투쟁론으로 무장한 좌익 운동권과 그 출신 정치집단"이라며 "이들과 상대해 이기려면 단체 싸움을 해야 하는데 이쪽도 반공(反共) 자유민주주의로 무장한 이념집단이어야 게임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헌법상의 권한 행사만 하면 싸움이 된다고 생각한 듯하다"며 "지시만 하면 개혁은 자동적으로 이뤄진다고 판단한 듯 조직을 점검하고 강화하는 일에 소홀했다"고 지적한다.

필자에 의하면 '좌익 운동권과 그 출신 정치집단'은 군중심리(crowd mind)를 제대로 파악했다. 계급투쟁의 핵심은 인간의 증오심을 자극해 이를 동력으로 정권을 장악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실천에 옮겼다.

필자는 "작년 10월 말~12월 9일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기까지의 40여 일은 박근혜 권력이 일순간에 총붕괴되는 과정이었다"며 "월드컵 준결승점에서 브라질팀이 독일팀에 무너지던 때를 연상했다"고 비유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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