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경 주미얀마 대사가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김창석 기자]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31일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유 대사는 이날 오전 9시5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 뒤 곧바로 특검으로 넘어온 유 대사는 최순실씨를 만난 게 맞는지와 만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조사실에) 들어가서 말하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미얀마 대사가 되기 전 대사 임명에 대한 언질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저는 지금도 누가 저를 대사로 추천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저한테 임명장을 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 말은 생생히 기억한다"며 "박 대통령께서는 미얀마에 새로 문민정부가 열리고 양국 간 교역이 확대될 수 있어 전통 외교관보다 신시장을 개척하고 무역을 많이 했던 경험 있는 사람을 대사로 모시는 게 좋을 거 같아 이번에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누가 저를 이 자리에 추천했는지 알지 못한다.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거처럼 누군가가 저를 추천했다면 사람을 잘못 봤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이 건은 우리 대사관에서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막아낸 케이스다. 만일 이권을 생각해서 저를 그 자리에 앉혔다면 대단히 사람을 잘못 봤다는 걸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씨가 자신을 대사로 추천했다는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특검팀은 유 대사를 상대로 최씨가 미얀마 공적 개발 원조(ODA) 사업과 관련해 이권에 개입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또 삼성전기 유럽본부장으로 일하던 유 대사가 미얀마 대사로 임명될 때 최씨가 개입한 의혹에 대해서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계속 소환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최씨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조만간 체포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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