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방향성 '모호'로 투자자 '불안'...유안타 증권 2016년 4분기 실적분석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준비하면서 청와대에 ‘SK텔레콤(SKT)과 CJ헬로비전 합병을 막아달라’는 민원을 넣자 5개월 뒤 공정거래위원회가 금지 결정을 내리면서 SKT-CJ헬로비전 합병은 실패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KT가 최순실씨에게 이권을 챙겨주고 경쟁사업체 합병을 가로막았는지 의심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김창석 기자] '주인없는 기업' KT는 가까스로 연임에 성공한 KT 황창규 회장의 CEO리스크가 상존한 가운데 2017년의 방향성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실적 전망이 여전히 '안개속'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2월 현재 지속되고 있어 불안감을 앃어 줄 '한방'이 절실하다.
2일 유안타 증권의 KT 분석(2016년 4분기)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KT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기대는 매출 부진의 탈출가능성에서 출발한 바 있다. 무선 분야에서는 차별적인 ARPU 성장이 주목 받았고, 기가인터넷의 성공은 유선전화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바 있었다.
하지만 2분기 연속된 매출 부진은 투자자의 KT에 대한 관심도를 낮출 수도 있을 것이다. 2017년 상반기의 턴어라운드가 절실한 이유다. 실적 관점에서 2017년에는 2016년과 같은 서프라이즈를 보여주기 힘들 것이다.
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매출 부진, 마케팅비용의 증가 가능성 등은 1.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단기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를 높게 가져가기 어렵다면, 향후 KT 기업 가치 변화는 향후 3~4년간 창출될 잉여 현금 흐름에 대한 사용 성과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KT는 또 CEO리스크도 존재한다. 황창규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지만 아직 최순실과 관련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해 CEO리스크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황 회장 임기 1기 시점에서는 통신 본연의 경쟁력 향상과 재무 안정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는 성공적 평가를 받았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임이 가능했던 이유이다. 하지만 임기 2기 시점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체화 시키는 작업이 우선될 것이다. 이는 성장성이 정체된 통신업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서 시행될 것이다. KT는 컨콜을 통해 '향후 경영 방향성은 황 회장 연임이 확정되는 주총 이후 결정될 것이며, 구조개선, 비용구조 혁신, 핵심사업 경쟁력 회복 등에 주력했던 과거의 경영 전략은 2017년에도 이어질 것'이라 언급했다.
최근 황 회장의 연임에 대한 논란등으로 말미암아 KT의 주가는 3만원 이하로 급락했다. 사실상 2016년의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황 회장의 연임이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도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있는데 이는 CEO리스크 상존과 함께 제한적 수급 여건, 통신업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관심 저하 등이 만들어낸 현상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KT를 포함한 통신업의 실적이 투자자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을 만한 성과를 시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만약 현 상황의 타개가 '현금의 사용'을 통해 가능하다면 '의미 있는 수준'의 주가 반등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벨류에이션 관점에서는 4만원의 목표주가가 유효하지만, 현 주가와 목표주가간 괴리를 낮추는 벨류에이션 의 변화는 당장 전개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한편 KT의 2016년 4분기 각 사업별 실적분석을 살펴보면 성장률은 2016년 상반기와 비교 시 확실히 둔화되는 모습이었다. 무선 부문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했고, ARPU는 성수기라는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YoY, QoQ 기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LTE보급률은 75.5%로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고, 트래픽 역시 증가하고 있으나, 선택형 약정 부담 증가(4Q 신규 & 기변 가입자의 46%) 등의 이유로 ARPU는 오히려 빠른 속도로 하락 반전 중이다.
세컨디바이스 가입자 성장은 빠르지만, 무선 서비스 매출액의 QoQ 역성장을 고려할 때 매출에 대한 기여는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유선서비스 수익 역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추세를 기록했다. 초고속인터넷 사업부는 성장했으나, 유선전화의 매출 감소를 상쇄하지 못했다. 미디어(IPTV)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역성장하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기록했다. 그나마 좋았던 부문은 컨텐츠(나스미디어, KTH, KT뮤직), 부동산 부문 정도였다. 문제는 이러한 매출 분야의 부진이 3분기부터 4분기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결국 KT는 부문별 마이너스 성장이 전체 성장을 갉아먹고 있으므로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구조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고 과거 공기업적인 안일에 계속 머문다면 황 회장이 부르짓는 기가혁신이 스스로 오너리스크와 함께'자가당착'이 될 것이다.
참고) 2016년 4분기 KT 분문별 경영실적 주요지표
▶연결 영업수익 6.02조원(+1.0%Y/Y), 서비스 5.02조원(-1.0% Y/Y), 영업이익 2,263억원(-15.3% Y/Y), 지배주주순이익 836억원(흑전 Y/Y)
▶별도 매출액 4.52조원 (+1.6% Y/Y), 서비스 3.58조원(-0.8% Y/Y), 영업이익 1,472억원 (+68.4% Y/Y), 순이익 1,629억원 (흑전 Y/Y) ▶컨센서스 매출액 5.75조원(상회), 영업이익 2,383억원(하회) ▶주요 지표 : 무선ARPU 35,452원 (-0.6% Y/Y), 무선 가입자 순증 21.4만명, 초고속인터넷 순증 3.8만명, 기가인터넷 누적 가입자 242만명, 마케팅비용 7,025억원 (-5.2% Y/Y) ▶사업 부문별 매출 성장률 : 무선(-3.8% Y/Y), 유선전화(-12.4% Y/Y), 초고속인터넷(+11.5% Y/Y), 전용통신(-1.9% Y/Y), 미디어&컨텐츠(+16.6% Y/Y),
금융(-10.4% Y/Y), 부동산(+21.5% Y/Y) ▶ BC카드 영업이익 350억원, KT에스테이트 387억원 ▶ 일회성 항목 : 인건비 +500억원, 단말 부가세 환급 +2,178억원, 스카이라이프 관련 영업권 상각 +1,300억원
김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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