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부회장급 오너 3세 중 ‘비등기임원’ 유일


▲신세계 그룹이 글로벌 쇼핑몰 개발 및 운영 기업인 미국 터브먼과 합작해 만든 쇼핑 테마파크인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이 열린 지난해 9월 9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장시윤기자] 등기이사와 비등기이사의 구분은 이사회 참여 권한에 있다. 등기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기업 경영의 의사결정을 하는 법적 지위와 책임을 진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2013년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기업의 경영책임에서 일부 자유로워졌지만, 현재 비등기이사 상태에서도 주요 경영을 챙길 수 있다.

정 부회장은 작년 9월 9일 개장한 스타필드 하남을 시작으로 경영성과를 주목받고 있다. 이마트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필드 하남’의 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고 이마트는 2월 3일 밝혔다.

▲이마트 영업이익률(사진=이마트 홈페이지 캡쳐)

스타필드 하남은 신세계그룹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교외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시리즈의 첫 스타트로 고양, 청라, 안성 등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은 ‘고객의 일상과 시간을 점유하는 공간’이라는 목표로 3년간 투자액은 1조400억 원을 신세계프라퍼티 51%, 미국 터브먼사 49% 지분으로 합작한 지상 4층, 지하 4층의 축구장 70배 크기인 전체면적 460,000㎡(약 14만 평)에 달하는 타원형의 건물로 국내에서는 단일 건물 최대 쇼핑몰이다.

2016년 기준 자산총액 7,829억 원의 신세계프라퍼티는 하남유니온스퀘어 지분 51%, 신세계투자개발 지분 99.98%를 취득하면서 지주사로 전환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이마트 90%, 신세계백화점 10%로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을 가지고 있다. 대주주는 지분 90%를 보유한 이마트로 정 부회장이 간접적인 소유권을 갖는 것이다.

지난달 18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은 연말까지 총 850만 명(그랜드 오픈일인 9일 기준·일평균 7만4500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스타필드 고양은 부지 9만1000㎡(2만8000평)에 전체면적 36만4000㎡(11만300평) 규모로 2017년 7월 개장할 예정이다. 총 투자 예정액은 7,700억 원으로, 이 중 3,800억 원은 국민연금이 부동산 사모펀드인 이지스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통해 투자하고 나머지 비용은 신세계그룹이 부담한다. 지분은 신세계그룹 51%, 국민연금 사모펀드 49%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프로젝트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건물 내외부 인테리어, 영수증, 카드단말기까지 챙겼다고 한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코엑스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타필드 하남을 통해 강남권에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마트 계열 전문매장도 늘려 이마트와 스타필드의 확장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연예인 못지않게 SNS 활용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자사 제품 홍보, 와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오며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고양에서 발생한 人災에 대해서는 아이러니하게 침묵하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 내 3층 영풍문고 키즈존에서 천장 구조물이 추락한 모습(사진=송파 맘 카페 게시물 캡처)

스타필드 하남은 임대매장인 영풍문고 키즈존 천장 장식용 합판이 무너져 5명이 다쳤고, 한 명은 이마를 20바늘이나 꿰매는 수술을 했다고 한다. 사고 당시 스타필드 측은 119에 연락하며 이송에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 하지만, 일평균 7만4500명이 방문한다는 쇼핑몰에 응급처치할 수 있는 의무실이나 의료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측은 “피해자 보상과 협의 과정에서 영풍문고 측과 함께 배석해 도의적 차원에서 수습에 임하고 있다”면서도 “임대 사업장에서 일어난 일을 가지고 우리가 강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신세계 측의 태도는 소비자 피해에 대한 전가를 말할 뿐이며, 중요한 것은 일평균 7만4500명이 이용한다는 쇼핑몰 자체의 고객 안전을 위한 사전 점검과 의료진의 신속한 대응이 없었다는 것이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면 신세계의 적절한 대응이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오죽하면 피해자를 비롯한 사고 소식을 접한 이들이 게시글을 통해 “스타필드 자체를 날림으로 지었나 보네요. 무서워서 가지 말아야겠어요”라는 글을 남겼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지난해 10월 6일 공사장에서 작업 중인 인부가 지하주차장 배관 공사 도중 무너진 배관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사진=네이트판)

또한, 지난해 10월 6일 발생한 삼송지구 스타필드 고양 건설 현장에서 공사장 인부가 지하주차장 배관 공사 도중 무너진 배관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하도급 업체의 과실로 이에 대해서는 침묵하였고, “신세계 건설과 하도급 업체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유족들은 울분을 토했었다.

스타필드 하남 임대 매장의 사고나 고양 건설 현장의 사고에서 보여 주듯이 책임을 전가하기 급급한 모습을 신세계는 보여 줬다.

▲신세계 정용진부회장 페이스북 캡쳐

SNS 적극적으로 활용해 스타필드를 선전했던 정 부회장 역시 사고 당일인 1월 29일에는 아무런 글도 올리지 않았다. SNS는 단지 자사 상품 광고용으로 활용한다는 원성도 제기됐다.

스타필드에서 발생하는 계속된 인사사고는 결국 신세계 측의 안일한 사업추진에서 나오는 인재이며, 결국 정 부회장의 야심 찬 행보와 신세계의 떳떳한 증여, 전문경영인에 권한 이양이 가장 많이 된 깨끗한 기업 이미지에 찬물을 뿌릴 수 있다고 한다.

2013년 11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해 연봉이 공개되면서 이를 회피하려는 방편으로 등기이사에서 비등기이사로 전환했다는 비판도 스타필드에서 人災가 계속된다면 여전히 제기될 수 있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은 2018년부터는 등기이사 여부와 관계없이 연봉을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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