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뒤집어' '정치적 의도' 따지자 '국민' 운운"


서석구 변호사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박근혜 대통령 측 변호인인 서석구 변호사는 10일 오후 본지(本誌)에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과의 '격론' 배경을 공개했다.

서 변호사는 "헌재 증인 노승일은 저의 반대신문에서 지난 10월 25일 검찰조사를 받은 후 27일 인천공항에 고영태를 마중나갔음을 자인했다"고 밝혔다.

또 "그 날 오후 최순실에게 전화를 걸어 녹음한 것을 USB에 담아 고영태에게 건네 고영태가 박영선 민주당 의원에게 주도록 한 것도 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서 변호사에 따르면 노 씨는 최순실 씨와의 통화 내용을 녹음할 때 고 씨의 형은 다른 차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7회 진술조서에서는 녹음 당시 고 씨와 고 씨의 형이 함께 있었다고 진술을 뒤집었다.

이에 서 변호사는 재판정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또 "전화녹음 USB를 하필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내고 대통령 탄핵에 적극적인 박영선 의원에게 준 것은 (녹음내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 아닌가"라고 물었다.

"더구나 고영태가 최순실을 (청와대) 권력서열 1위라고 청문회에서 증언한 건 야당과 결탁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도 던졌다.

서 변호사는 "이렇게 따지자 (노 씨가) 발끈해 국민 운운한 것"이라고 본지에 설명했다.

고영태 씨는 최근 측근들과의 녹음파일이 공개돼 파문을 빚고 있다. K재단 장악으로 추정되는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최순실 사태를 기획했음이 드러나면서 앞서 내놓은 다수 진술의 신빙성도 의심받고 있다.

노 씨는 고 씨와의 관계에 대해 "20년 지기"라고 작년 12월 22일 국회 5차 청문회에서 밝혔다. 두 사람은 손혜원 민주당 의원과 사적인 사진을 촬영하는 등 민주당과의 결탁 의혹을 받아왔다.

최순실 사태로 두 사람은 금전적 이익을, 민주당은 최순실 사태로 촉발된 대통령 탄핵사태로 대선승리를 얻을 수 있다. 손 의원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영입한 이른바 '문재인 키드'다.

노 씨의 '국민'을 앞세운 사실상의 '여론몰이'도 민주당과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기각 가능성에 또다시 '촛불 봉기'를 촉구하고 있다.

서 변호사에 비판적 논조를 유지하는 국내 일부 언론과 달리 서 변호사는 외신에서는 극찬받고 있다.

지난달 5일 세계 최대 권위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다수결은 때로는 모함·선동에 의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서 변호사 변론을 두고 "가장 극적인 변론(the most dramatic argument)"으로 보도했다.

"인민재판(mob justice)"라는 표현도 그대로 제목에 사용했다.

반면 고영태·노승일 씨 주장을 여과없이 받아들인 특검은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 연방하원 외교위 자문인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는 지난달 말부터 올린 트윗에서 "박 대통령 관련 법의학적 증거, 은행계좌 같은 게 나오기는 한 거냐"며 "확증되지 않은 증거를 토대로 기소하는 검사는 법정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의 청와대, 여당, 헌재 압박용으로 수시로 동원되는 촛불시위에 대해서도 "시위대는 법원이 '폭도의 생각' 등에 입각해 판단하기를 바라는 게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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