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편의점, 수제맥주, 생수, 제주소주까지 지역상권 위협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투데이코리아=장시윤기자] 유통부문의 이익 정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교외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편의점 ‘위드미’, 수제맥주 ‘데블스도어’, 생수사업 ‘제이원’, 주류사업 ‘제주소주’까지 몸집 부풀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유통 대기업 신세계의 몸집 부풀리기는 지역상권 잠식을 넘어 생존권의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자영업 생존율은 30%였다는 점에서 생존권 위협이 더욱 우려된다.

신세계 2017년 2월 2일 공시에서 생수업체 제이원 편입으로 계열사가 36개가 되었다. 올해 한진그룹을 제치고 10대 그룹으로 진입한다고 하지만, 야권의 대선후보들이나 문재인 전 대표는 10대 재벌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신세계 입장에서도 몸집 확장이 좋은 일은 아니다.

유통 대기업 신세계의 사업 확장 이면에는 이마트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오프라인 마트의 구조적 수요 감소와 온라인사업의 경쟁 심화로 인한 이마트 실적하락에 대응하려는 것이지만, 그 결과 지역상권과 중소상인들의 영역까지 위협하고 있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로버트 터브먼 터브먼사 회장

‘하남지역 상권에 직격탄을 날린 스타필드 하남’

지난해 9월 축구장 70배 크기인 약 14만 평에 달하는 스타필드 하남 개장 이후 하남시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이 20%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신세계광주복합쇼핑 입점저지 시민대책위는 밝혔다.

스타필드 하남은 개장 초기인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냈지만,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을 90% 가지고 있는 대주주인 이마트의 이익으로 전액 잡히지 않는다.

‘스타필드 하남’의 지분 구조는 신세계프라퍼티 51%, 미국 터브먼사 49%로 터브먼사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이익과 위험을 공유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해외 자본유출이라는 비난이 제기된다.

결국, 지역자본잠식을 통한 기형적인 유통시장이익을 이마트와 해외 자본이 공유하는 것이다. 미국 터브먼사의 로버트 S. 터브먼 CEO는 “한국은 터브먼사에 있어 기회의 땅”이라고 밝혔다.

▲ 데블스도어 센트럴시티점 / 사진 : 신세계푸드

‘유통 대기업이 중소상인의 술장사까지’

2014년 11월 정용진맥주로 불리는 ‘수제 맥주전문점 데블스도어’는 지난 7일 누적 고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월평균 4만 명이 넘는 고객들이 매장을 찾았다.

데블스도어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매장 콘셉트와 메뉴까지 선택하며 애착을 보였다. 사업 초기 맥주 맛 검증만 한다고 했지만, 하남 유니온스퀘어 3호점까지 오픈하면서 주류업계는 프랜차이즈화를 우려하고 있다.

중소업체가 만드는 막걸리를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했듯이 수제 맥주집은 중소상인들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골목상권 침해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2008년 설립된 와인 유통 전문기업인 신세계L&B는 첫 로드샵 ‘와인앤모어’ 한남점을 지난해 7월 개장하고, 12월에는 청담점을 개장했다. 와인 수입업자 중에는 대기업과 관련된 곳도 있지만, 와인 수입, 판매업은 중소상인들의 업종으로 인식되어 왔다.

‘생수 제조업체 제이원 인수를 통한 주류회사 도약?’

지난 2일 공시에서 신세계푸드는 생수 제조업체 제이원 지분을 100% 취득했다. 그동안 확대해온 음료 및 주류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판단한다.

신세계푸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46.1%를 보유한 이마트로, 이마트의 최대주주는 18.22%를 보유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9.83%를 보유한 정 부회장이다.

신세계의 제이원 인수는 생수 제조시설을 갖출 경우 약간의 시설과 제품 연구·개발로 주류 생산이 충분하므로 ‘종합주류회사’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이미 진출한 맥주와 와인사업에 더해 생수 제조능력을 바탕으로 주류사업 시너지 효과 발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지하수 개발 허가권을 노린 제주소주 인수’.

지난해 12월 30일 이마트는 제주소주 지분취득을 100%로 취득했다. 제주소주는 제주도 지하수 개발 허가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골목상권 무차별적 진입 수단, 편의점 위드미’

2014년 2월 1일 이마트는 지분 100% 취득으로 위드미에프에스를 계열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10월 신세계는 ‘위드미’ 편의점 체인을 3년 내 5,000개 이상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 7일 기준으로 1,751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이에 한국슈퍼마켓 협동조합연합회는 “대형마트가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당연히 가져야 할 상생 의지를 갖기는커녕 국정 혼란을 이용해 골목상권에 무차별한 진입을 시도해 생활경제와 지역상권, 골목상인 초토화를 획책하고 있다”며 “신세계는 뻔한 속내와 돈벌이만 생각한 꼼수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후발 주자 신세계가 편의점을 골목상권 진출의 교두보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마트는 지난 3년간 위드미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780억 원을 출자했지만, 업계의 호황과 달리 위드미의 적자 폭은 지난해 35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신세계의 끝없는 사업 확장에 대해 신세계가 수입, 유통망을 활용하면 무슨 소매업인들 못 하겠냐는 중소상인들의 불만과 생존권 위협의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 동반성장위원회 동반성장 고귀한 가치편 캡쳐

소비자, 대기업, 중소기업, 동네 구멍가게 모두 상생하는 게 동반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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