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1억원 이상 인상vs 3000만원 하락...희비 엇갈려

반포주공 1단지

[투데이코리아=최고운 기자] 잠잠하던 서울의 아파트 값이 9일이후 들썩거렸다. 잠실주공5단지 일부 단지를 50층으로 재건축 할 수 있다는 서울시 발표(9일) 때문이었다. 이미 발표전부터 가격 인상이 시작됐지만 발표 후 다음 날부터 매매가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갔다.


재건축50층에서 제외된 은마아파트도 지난달 12억3000만원이었던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12억7000만원으로 한달새 4000만원이 뛰었다. 대우공인중개사 강복순 대표는 14일 전화통화에서 “전용면적 76㎡ 아파트의 경우 전화로 문의하고 다음날 계약시 또 1000만원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렇게 서울시 발표 다음날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가 한달 전과 비교할 때 많게는 1억1000만원이나 오른 데 이어 3일 만에 또 다시 3000만원 추가 상승한 것이다. 강 대표는 “전용면적 76㎡의 경우 11ㆍ3대책 이전 최고가(15억2500만원)도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개포주공1단지 전용 36㎡ 거래가격은 9억2000만∼9억3000만원, 호가는 9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11.3 부동산 안정화 대책 이후 8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4000만∼5000만원, 최고 8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 주택형의 11.3 대책 이전 평균 거래가 9억원, 최고 시세가 9억5000만원이었는데 평균 거래가가 이미 지난해 역대 최고가를 넘어선 것이다. 같은 단지 전용 42㎡도 최근 급매물이 팔리고 난 뒤 집주인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현재 시세가 지난해 말 저점인 9억7000만∼9억8000만원 대비 7000만∼8000만원 상승한 10억4000만원까지 회복됐다. 11.3 대책 이전 최고가인 10억6000만원에 거의 육박했다.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이르면 다음 달이나 4월께 관리처분총회를 마치고 하반기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둔촌 주공아파트도 이달 들어 매수세는 약해졌지만 지난달 거래 증가의 영향으로 3단지 전용 104㎡의 경우 호가가 9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11.3 대책 영향으로 지난해 말에는 9억2000만원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강세로 돌아서 대책 발표 전 최고가 9억8500만원 경신을 바라보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인근 동은 광역중심지에 속해 50층 재건축도 가능해지면서 수익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서울시가 2014년 마련한 ‘2030 서울플랜’은 3대 도심(광화문·시청, 영등포, 강남)과 7대 광역중심지(용산, 청량리, 창동, 상암, 마곡, 가산, 잠실)에서 주거와 상업ㆍ업무 기능이 어우러진 개발이 이뤄질 경우 50층 이상까지 허용하고 있다.

잠실역세권 인근 4개 동에 대해서는 '50층' 재건축 가능성이 높아진 잠실 주공5단지도 지난 주말 호가가 급등했다. 이 아파트 전용 112㎡의 경우 이달 초 재건축 계획이 서울시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14억1000만∼14억3000만원으로 내려왔던 매물이 지난 9일 서울시가 잠실 역세권 4개동에 한해 '50층' 재건축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히자 7000만원 올라 현재 14억6000만∼15억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초고층 재건축 좌절에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매도 가격)는 하락세다. 현대아파트 주변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는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아파트 1차 전용면적 161㎡의 호가는 26억원에서 이미 24억~25억원으로 1억원 이상 빠졌다. 현대아파트 3차 전용면적 82㎡ 역시 호가가 15억8000만원에서 3000만원이나 떨어졌다.


35층 층수제한을 둘러싼 갈등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대학교수 등 전문가 100명의 자문을 받아 35층 제한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의견서를 다음 달 서울시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건축물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총 102개 동이었다. 지난해보다 8개동이 늘었다. 부산 해운대구의 두산위브더제니스 101동(지상 80층ㆍ높이 301m)이 4년 연속 국내 최고층 건축물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높은 건축물은 인천 연수구의 동북아무역센터(305m)였다. 다만 서울 송파구의 제2롯데월드(지상 123층ㆍ높이 555m)가 오는 4월 개장을 앞두고 있어 조만간 최고층 순위는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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