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5년째 이복형 암살 노려.. "살려달라" 호소


김정남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사망한 북한 주민이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과거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보낸 편지가 눈길을 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 긴급보고에서 김정은이 2012년부터 지금까지 약 5년 동안 김정남 암살지시를 내려왔다고 밝혔다. 김정은 지시는 '스탠딩 오더' 즉 취소하지 않는 한 영구유지되는 명령으로 간주된다.

첫 암살 시도 후 김정남은 이복동생 김정은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과 가족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고모부 장성택까지 처형한 김정은은 끝내 이복형을 살려두지 않았다.

김정남의 본처와 아들 1명은 중국에, 후처와 김한솔 군 등 자녀 2명은 마카오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모두 중국 당국이 보호하고 있다.

특히 김한솔 군은 개혁개방 지지파였던 부친 영향으로 삼촌 김정은을 강력비판한 바 있어 위험이 크다.

김정남도 중국 정보기관의 보호 대상이었으나 어이 없이 암살당해 북중(北中)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중국 국가안전부(MSS)는 세계 정상급 정보기관으로 빈틈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김정남은 쿠알라룸푸르 공항 제2청사에서 마카오 비행기 탑승 수속을 밟던 중 베트남 국적 여성 2명으로부터 독침 또는 독극물 스프레이 테러를 받고 곧바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경찰은 이 2명의 뒤를 쫓고 있다. 북한에 포섭된 베트남인이거나 북한이 육성한 외국인 공작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능숙하게 김정남 암살을 실행했다는 점에서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15일 교도(共同)통신은 이 여성들이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 공작원들은 통상 궁지에 몰리면 자결하는 경우가 잦다.

대한항공기 공중폭파 테러를 실행한 김현희 씨(전향)씨도 붙잡힐 위기에 놓이자 독극물을 입 안에 깨물고 자살을 시도했다. 2명은 자살 외에 비밀 유출을 우려한 또다른 북한 공작원에 의한 살해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김정남 살해 사건을 비무장지대(DMZ) 소재 대북확성기를 통해 북한 장병들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로열패밀리'는 일반 주민들에게 비밀시되고 있어 효과는 미지수다. 더구나 김정남은 김일성이 며느리로 절대 인정하지 않은 '첩'의 자식으로서 더욱 보안 대상이 됐다.

김정일은 남의 부인이던 성혜림을 강제이혼시키고 '첩'으로 맞아들였다. 둘 사이에 김정남이 태어났다. 김일성은 자기가 짝지어준 김영숙만 며느리로 인정했다. 김정은은 김정철, 김여정과 함께 또다른 '첩'인 고영희 소생이다.

이렇듯 폐쇄적인 북한이지만 국경 거주 주민들 중 라디오 등을 통해 외부 소식을 주기적으로 접해 김정남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소위 '백두혈통의 장손'으로서 그가 한국에 망명할 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비슷하거나 이상의 충격을 북한에 던질 것으로 기대됐다.

'영원한 수령'으로서 지금도 북한 주민들에게서 적잖은 인기를 얻는 김일성의 장손이 한국에 갔다는 소식을 우리 정부가 대북방송 등으로 적극 알릴 경우 크게는 북한 내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정남 사망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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