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필벌(信賞必罰)이 무너지면 나라도 끝난다


임진왜란(壬辰倭亂)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약 400년 전, 작금의 대한민국과 똑같은 상황이 한반도에 벌어졌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왜군 침략 정황이 농후한데도 조선왕조는 붕당정치(朋黨政治)로 집안싸움에 여념이 없었다. 죄 있는 자는 영웅시되고 죄 없는 자는 처벌되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역주행이 끊이지 않았다.

'역주행'의 대표적 사례가 이순신 장군(1545~1598)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이순신은 탁월한 혜안과 수완으로 왜군의 수군(水軍)을 모조리 전멸시켜 보급로의 싹을 잘랐다. 자연히 육군은 식량, 창칼, 총탄 등 보급이 끊겨 말라죽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이순신에게 돌아온 것은 붕당정치의 논리였다. 중신들은 나라가 어찌되든 진영논리에만 입각해 '내 편이 아니면 적'으로 간주했다. 나라가 있어야 권력도 있건만 나라는 내팽개치고 권력에만 집착했다.

싸움에서 연전연승(連戰連勝)한 이순신은 역적으로 몰리고 연전연패(連戰連敗)하는 주제에 붕당의 하수인이 되어 거짓 참소나 일삼는 이들은 중용됐다.

결국 이순신이 파직되고 나라는 결딴났다. 수군 300여 척 함선이 괴멸되고 왜군은 한양을 넘어 두만강·압록강 앞까지 진격했다. 온 강산이 피바다가 되고 백성의 곡성이 끊이지 않았다.

천우신조(天佑神助)로 나라가 통째로 사라지는 것은 모면했지만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것은 물론 농업국가임에도 농지가 66%나 감소해 경제가 파탄났다.


'호스트바' 종업원 출신으로 나라를 '결딴내려' 한 정황이 드러난 고영태


2017년 2월 지금의 대한민국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위로는 북한이, 왼쪽으로는 중국이 우리나라를 군사경제적으로 압박해들어오면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까지 발사하면서 한반도 적화(赤化)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붕당정치에만 골몰하면서 집안싸움하기에 바쁘다. 수 차례의 녹음파일 공개로 음모가 드러난 고영태는 '의인' 취급되고 국가경제 일등 공신인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은 졸지에 '부역자'가 됐다.

야당 단독 추천 인사들로 이뤄져 사실상의 '정치특검'이라는 평가를 받는 박영수 특검은 붕당정치에 충실해 이 부회장 구속에 혈안(血眼)이 되어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 가능성 앞에 사실상 가동을 멈췄다. 널리 알려지다시피 삼성은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이런 삼성이 위태로운 가운데 경제 붕괴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제 붕괴는 곧 국방 붕괴로 이어진다. 이는 북한의 남침(南侵)의 길을 스스로 닦아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국가 붕괴'로 직결된다.

예로부터 '신상필벌'은 국가경영의 중대한 원칙이 되어왔다.

죄 있는 자가 의인이 되고 죄 없는 자가 부역자로 몰린다면 아무도 '죄 없는 자'가 되려 하지 않는다. 모두가 '내부고발' 등 그럴듯한 포장 아래 비리에 탐닉하고 권력에 탐닉하게 된다.

'죄 없는 자'들은 구석에 몰리고 종래에 나라는 '죄 있는 자'들로만 들끓게 된다. 이런 나라는 반드시 돌이킬 수 없는 우환(憂患)을 겪는다는 점은 이순신의 사례처럼 역사(歷史)가 분명히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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