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해외파선수들에게 낭보 이어져

전춘식기자의 스포츠돋보기

다사다난했던 2007년도 이제 지나고 새로운 2008년도의 새해가 열렸다. 지난 한 해 스포츠계도 팬들을 웃고 울리는 일들이 많았다. 김연아의 그랜드파이널 우승이나 박태환의 세계선수권대회 석권,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박세리나 한국인 최초로 세계랭킹 40위 내에 진입한 이형택 등은 세계무대에서 스포츠강국인 한국의 이름을 빛내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전체를 놓고 본다면 올해는 안타까운 일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특히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는 올해가 악몽이었을 것이다.

먼저 우리 선수들이 가장 많이 활약했던 메이저리그(미 프로야구)에서는 거의 전멸이라 할만큼 부진했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플로리다 말린스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또 다시 플로리다 말린스로 트레이드돼며 이번 시즌에만 무려 세 번이나 팀을 옮긴 김병현이 그나마 메이저리그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을 뿐 다른 선수들은 마이너리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마이너계약을 맺은 박찬호는 끝내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했고 서재응 역시 시즌 초반 처참한 메이저리그 성적으로 마이너리그에 내려간 후 다시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백차승, 류제국, 추신수 등도 부상이나 팀사정으로 인해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 선수 4명이 활약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안타까운 소식이 많았다. 한국축구의 에이스 박지성은 지난 시즌 당한 부상으로 한 해를 모두 날렸고 이영표는 계속되는 이적설에 휩싸이며 예전에 비해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다. 그나마 이 둘은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레딩에서 풀럼으로 이적한 설기현은 신임 산체스 감독의 계획에 들어있지 않았고 이동국은 매 경기마다 언론의 혹평을 감내해야 했을만큼 팀 스타일에 녹아들지 못했다.

한국인 최초로 NBA(미 프로농구)에 입성한 하승진 역시 발길을 돌려야했다. 223cm라는 큰 키에 제법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터라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다 준지 3년만에 국내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선수 본인은 계속 NBA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재입성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렇듯 2007년은 해외파들에게 좋은 일보다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았다. 그러나 여기서 그대로 주저앉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올해에는 새해 벽두부터 해외파들의 낭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친정팀이었던 LA다저스로 복귀해 명예회복을 노리고 김병현은 '팀이 원하면 구원투수 보직이라도 받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박지성은 기나긴 부상터널에서 빠져나와 복귀전을 훌륭하게 치뤘고 이영표는 최근 연속 풀타임 출전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던 설기현은 소속팀 감독이 며칠 전 물러난 상태고 재계약에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던 이동국도 그라운드를 밟는 시간이 좀 더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김두현, 최성국, 조재진 등에 대한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구애소식도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좋은 날이 있으면 나쁜 시기도 있는 법이고, 이를 지나다보면 누구든 더욱 강해지기 마련이다. 우리 선수들 역시 다소 암울했던 2007년을 보내고 희망찬 새해에 기대를 걸어야할 것이다. 팬들 역시 내년에도 이들에게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을 쏟아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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