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상수 감독, 존경하고 사랑"...이창동 감독'밀양'의 전도연 이후 10년 만

배우 김민희. 사진=AP 제공



[투데이코리아=김창석 기자] 배우 김민희(34)가 홍상수(57)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김민희는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이 영화제 폐막식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영희'로 연기력을 인정받아 이 상을 차지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여배우가 여우주연상의 트로피를 거머쥐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우주연상은 해당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 다음인 은곰상들 중 하나다.


한국배우가 베를린을 비롯해 칸, 베니스 등 '3대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건 2007년 칸영화제의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 출연한 전도연 이후 10년 만이다.


홍 감독의 신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불륜 스캔들'에 휩싸인 홍 감독과 김민희의 이야기가 이 작품 속에 담겼을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불륜설에 휩싸인 뒤 지난 16일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 공식석상에 나란히 등장했다.


김민희 트로피를 받은 후 수상 소감에서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준 홍상수 감독님께 감사하다. 이 영화가 누군가에는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홍 감독에 대해서는 "오늘 이 기쁨은 홍상수 감독님 덕분이다. 존경하고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김민희와 관계에 대해, "가까운 사이"(I have a close relationship with her)라고 밝히며 사실상 김민희와의 관계를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 부인 A씨와 이혼 조정에 실패, 이혼 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배우 김민희. 사진=AP 제공


"가장 중요한 건 진짜 사랑을 찾으려는 모습이었어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김민희(34)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의 '영희'를 연기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짜가 아니고 환상이 아닌, 진실된 사랑을 원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에서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를 연기했다. 영희는 유부남과의 관계를 고민하면서도 그 관계를 발전시키고, 또 이 묘한 관계가 진행되는 방향과 그 주변 상황을 바라보며 고민에 빠지는 인물이다. 그는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이 작품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 말을 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김민희는 앞으로 연기 방향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홍 감독과의 '불륜 스캔들'로 국내 작품 활동에 큰 제약이 걸린 만큼 한국 상업영화가 아닌 홍 감독과 같은 작가주의 감독이나 해외 감독과 작업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수상은 그의 해외 진출에 발판을 마련해줄 것으로 보인다.


김민희는 "상업적인 영화를 하는 건 내게 큰 의미가 없다. (베를린 여우주연상이)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지만, 기쁘고 감사하다. 이 영화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 배우로서 좋은 감독과 함께하며 배울 수 있는 것이 영광이었다"고 했다.


한편 홍 감독은 앞서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이후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 경쟁 부문에 다시 이름을 올렸으나 감독상은 받지 못했다.


이날 최고상은 황금곰상은 헝가리 출신 감독 일디케 엔예디의 영화 '바디 앤 솔'에게 돌아갔다. 헝가리의 도축장을 배경으로 한 러브스토리다. 알랭 고미 감독의 '펠리시테'가 은곰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감독상은 '행복의 다른 면'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이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은 '브라이트 나이츠'의 게오르그 프리드리히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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